개헌안, 10일 국회 본회의 상정 불발
우원식 "숱하게 제안…국힘이 거부"
송언석 "여야 합의 없는 개헌 막겠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헌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리지 않았다. 개헌안 상정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예고했던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39년 만에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끄럽고 두렵게 여기기를 바란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은 여야 합의가 필수"라며 "헌법을 누더기로 만들겠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한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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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의장 "국민의힘, 공당 책임 걷어차…분통 터져"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어제 (국민의힘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투표를 무효시켰고 오늘은 무제한 토론을 하겠다고 해 더 이상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로써 이 절차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어떻게든 39년 만에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다"며 "민심을 직시하고 좀 더 깊이 고민해서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며 간곡하게 요청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응답하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의사 진행이 소용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은) 작년 5·18 당시 당 공식 입장으로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12·3 비상계엄을 반성한다고 해놓고, 국가 균형 발전은 말할 것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졸속 개헌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의장이 숱하게 제안했다"며 "그때마다 거부하고 대답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쏘아붙였다.

우 의장은 또 "국민의힘은 가까스로 만든 개헌 기회를 걷어찼을 뿐 아니라 공당으로서 국민께 한 약속을 실천하는 책임도 같이 걷어찼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계엄을 꿈도 못 꾸게 하는 개헌을 필리버스터까지 걸면서 이러고도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로 무기 선고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의심과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우 의장은 "이번 결과로 역시 개헌은 안 되는 일이라고 하는 인식이 더 굳어져서는 안 된다"며 "그 책임은 이제 국회가 다시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의장이 수차례 걸쳐 요청했지만 불발되었던 개헌특위를 후반기에는 반드시 구성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여야 모두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께 분명한 개헌 시간표를 제시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우 의장은 이날 헌법 개정안과 함께 올리려던 민생 법안 50개 안건도 상정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해당 법안에도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데 대해서는 "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은 안중에 없냐"고 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법안을 제때 처리해야 국민 불편이 줄어든다는 상식적인 국회 운영에도 어깃장을 놓는 상황에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우 의장은 본회의 산회 뒤 눈물을 보였다.


8일 개최된 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8일 개최된 국회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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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표결 불성립 아닌 부결…지방선거용 아닌가"


국민의힘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정사적 가치를 어떻게 헌법에 담아낼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고 해야만 헌법 개정이라는 의미가 맞는 것"이라며 "단순히 찬성 반대, 그것도 자기들끼리 헌법 개정안을 발의해놓고 단순히 와서 찬성, 반대로 접근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자세"라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어제 헌법 개정안 표결이 부결로 끝나자마자 우 의장은 여야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오늘 또 본회의를 열었다"며 "아주 일방적이고 다분히 감정 섞인 본회의 개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이) 표결 불성립이라고 했는데, 우리 당이 요구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표결 불성립된 것"이라며 "(어제는) 명백히 부결된 것"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어제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했다"며 "소위 의결 정족수를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찬성표가 재적 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며 "의결 표수가 모자란 것"이라고 했다. 또 "부결된 법안을 오늘 또 상정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한 번 부결된 안건은 동일 회기에 다시 상정하지 못하게 하는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짚었다.


송 원내대표는 "헌법을 만들고 법률을 만드는 국회 수장인 의장부터 헌법을 지키지 않는데, 헌법 개정을 왜 하겠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 있는 헌법부터 지키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과 여당은) 계엄 엄호 정당, 5·18 역사 왜곡 정당이라는 고약한 프레임을 뒤집어씌워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했던 저의가 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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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없는 독재 개헌은 기필코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며 "역사는 독재하고자 하는 일방적인 개헌 추진을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걸어가고 있는 길이 바로 독재의 길이고 내란의 길이고 반(反)자유민주주의 길"이라고 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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