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타고 증권학원 '호황'…"빚투 경계해야"
리딩방·유튜브 대신 증권학원 찾는 발길
주식과외 문의하자 10분 만에 연락 쇄도
빚투 36조 돌파…단기 돈 벌기 지양해야
"직장 스트레스 견딜 힘으로 주식 공부하는 게 낫죠. 노후 준비까지 걸었습니다."
지난 6일 오후 7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식학원. 6개월 과정의 아마추어 신규반 개강 첫날을 맞은 강의실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수강생으로 채워졌다. 20대 대학생부터 퇴근길 정장 차림의 직장인, 머리가 희끗희끗한 고령층까지 세대를 불문한 수강생들이 뒤섞여 강사의 입에 집중했다. 이들은 강사가 화이트보드에 적어 내려가는 단어를 필기구로 쉴 새 없이 받아 적었다. 첫날 1년 과정인 마스터반 수강료까지 결제한 30대 직장인 이슬기씨는 "삼촌이 주식을 공부하더니 큰돈을 벌었다"며 "삼촌처럼 돼 직장 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11일 장중 7800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주식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증권학원도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실체가 불분명한 리딩방(투자종목 추천 채팅방)이나 유튜브 강의 대신 수십만원의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학원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운영 중인 오프라인 주식학원만 최소 6곳 이상 성황을 이루고 있다. 전국 단위 온라인 강의 시장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취재진이 찾은 영등포구 주식학원도 현장에서 화상 중계를 병행했다. 생활서비스 매칭 플랫폼 '숨고'에 등록된 주식 강사는 2700명을 넘어섰다. 주식과외 견적 요청은 누적 1만2469건, 평균 수강비용은 월 2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당 플랫폼에서 주식과외 견적을 요청하자 불과 10분 만에 투자대회 우승자, 전직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 화려한 이력의 전문가 12명으로부터 연락이 쏟아졌다.
주식학원에선 기본적인 주식 차트 분석법과 기본 투자 용어, 환율·금리 등 각종 경제지표 흐름 등 증권시장 전반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 영등포구에서 7년째 증권학원을 운영 중인 김영웅 워렌증권에듀 원장은 "코스피 5000 돌파 이후 수강생이 50% 급증했다"며 "문의 전화도 하루 5~6통 수준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40통 넘게 들어온다"고 전했다.
학원에선 투자 실력을 높이기 위해 찾은 30대 금융업계 종사자부터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불린 뒤 시장에 뛰어든 60대 수강생, 주식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유형이 눈에 띄었다. 교육계 종사자 40대 김모씨는 "주변에서 대출까지 받았다가 손실을 본 사례를 많이 봤다"며 "유튜브는 가짜 정보도 많아 제대로 경제교육을 받아보자는 생각에 등록했다"고 했다.
그러나 코스피 상승세와 맞물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울 동안 투자자의 신용융자 규모도 가파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7일 기준 35조5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7조원 초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36조683억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36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이른바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 심리가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원에서 만난 40대 교사 유모씨는 "경매 스터디에서 다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고 자격증 대신 주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산 기반이 취약한 청년 세대의 신용투자 확대는 향후 시장 변동성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주식시장은 중동전쟁 마무리 기대감 등이 겹친 과열 상태"라며 "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79,000 전일대비 6,500 등락률 -2.28% 거래량 40,936,347 전일가 285,500 2026.05.12 15:30 기준 관련기사 7999포인트 코스피…80년대 '3저 호황'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반도체 이후는 누구? 순환매 다음 타자에 쏠린 눈 코스피 7800선 불장에…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주식 평가액 51조 돌파 와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close 증권정보 000660 KOSPI 현재가 1,835,000 전일대비 45,000 등락률 -2.39% 거래량 9,076,572 전일가 1,880,000 2026.05.12 15:30 기준 관련기사 7999포인트 코스피…80년대 '3저 호황'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반도체 이후는 누구? 순환매 다음 타자에 쏠린 눈 코스피, '삼전닉스' 업고 사상 첫 7800대로 마감 가 코스피 상승분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지수 전체가 오르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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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본 기반이 없는 청년들은 빚투를 조심하라"며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차원에서 증권학원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단기적인 돈 벌기'를 목적으로 학원을 찾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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