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특검 기소 후 첫 사법적 판단
“무릎 깊이 입수 알고도 방치한 것은 과실”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별검사팀' 출범 이후 기소한 사건에 대한 첫 사법적 판단이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10월27일 순직해병특검팀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10월27일 순직해병특검팀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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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8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작전 통제권이 육군으로 전환된 상태에서도 실질적인 작전 지휘권을 행사하며 구속력 있는 지침을 전파했다"며 "장병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이 현장 지도 과정에서 '도로 정찰'이 아닌 '수변 아래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의 적극적 수색을 지시함으로써 위험을 증대시켰다고 보았다. 임 전 사단장이 성과를 위해 적극적 수색을 강조하면서 포병 부대를 반복적으로 질책한 것이 예하 부대장들에게 큰 압박이 되었고, 이것이 결국 무리한 수중 수색으로 이어지는 주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이었다.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수중수색하도록 하는 등 안전 주의 의무를 저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기소된 관계자들도 대부분 유죄가 선고됐다.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은 각각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은 금고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실종자 수색 현장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조차 구비하지 않은 채 대원들을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재판장은 양형 이유를 통해 "30대 후반에 시험관 시술을 거쳐 힘겹게 얻은 아들을 떠나보낸 부모와 생존 피해 장병들이 겪는 고통이 극심하다"며 "현장 지휘를 총괄하는 이들이 물가 입수를 철저히 통제했어야 함에도 성과를 위해 대원들의 생명을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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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사단장 측은 그동안 "수중 수색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예하 대대장이 지침을 왜곡했다"고 주장해 왔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무릎 깊이까지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방치했고, 집중호우 상황에서 무릎과 허리 깊이 사이에는 본질적인 위험의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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