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나쁨" 수준 1시간 노출에도 간·신장·뇌서 검출…초고감도 분석 플랫폼 개발

우리가 들이마신 미세먼지가 폐에만 머무르지 않고 뇌와 간, 신장 등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추정에 머물렀던 미세먼지의 체내 이동 경로와 축적량을 실제 숫자로 측정한 첫 사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유병용·이관호 특성분석·데이터센터 연구팀이 미세먼지의 체내 이동 경로와 장기별 축적량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방사성 탄소(¹⁴C) 표지 미세먼지의 체내 이동 분석 과정. 방사성 탄소(¹⁴C)로 표지한 미세먼지를 쥐에 노출한 뒤, 가속기 질량분석법(AMS)으로 각 장기에 축적된 미세먼지 양을 측정해 체내 분포를 분석한 과정. 연구팀 제공

방사성 탄소(¹⁴C) 표지 미세먼지의 체내 이동 분석 과정. 방사성 탄소(¹⁴C)로 표지한 미세먼지를 쥐에 노출한 뒤, 가속기 질량분석법(AMS)으로 각 장기에 축적된 미세먼지 양을 측정해 체내 분포를 분석한 과정.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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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방사성 탄소 동위원소(¹⁴C)로 표지한 미세먼지와 가속기 질량분석법(AMS)을 결합해 체내 유입 미세먼지를 나노그램(ng) 수준으로 측정했다.

실험에는 기상청 기준 '매우 나쁨' 수준(PM10 약 150㎍/㎥)의 미세먼지가 사용됐다. 연구진이 동물에 1시간 단기 노출하거나 하루 3시간씩 7일간 반복 노출한 결과, 미세먼지는 폐에서 가장 높은 농도로 검출됐고 일부 입자는 간과 신장, 뇌까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복 노출군에서는 장기 내 축적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 미세먼지가 노출 시간과 빈도에 따라 체내에 점진적으로 쌓일 가능성도 확인됐다.

"호흡기 넘어 전신 영향"…정책 활용 기대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향후 미세먼지 위해성 평가와 환경·보건 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의 호흡기 중심 연구를 넘어 뇌와 간, 신장 등 전신 영향을 포함한 건강 영향 평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장기·혈액 내 분포 비교. 단기간 고농도 노출과 장기간 저농도 노출 조건에서 뇌·폐·간·신장 등 주요 장기와 혈액, 혈청 내에 축적된 미세먼지 양과 농도를 비교한 결과. 반복 노출 시 장기 내 미세먼지 축적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 제공

미세먼지의 장기·혈액 내 분포 비교. 단기간 고농도 노출과 장기간 저농도 노출 조건에서 뇌·폐·간·신장 등 주요 장기와 혈액, 혈청 내에 축적된 미세먼지 양과 농도를 비교한 결과. 반복 노출 시 장기 내 미세먼지 축적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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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세먼지와 뇌질환 간 연관성을 분석할 수 있는 정량 지표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관련 연구의 신뢰도와 원인 규명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임산부와 노약자,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등 취약계층 보호 기준 마련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분석 플랫폼을 미세플라스틱 등 다양한 환경 유해물질 연구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관호 KIST 박사는 "실제 생활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미세먼지의 체내 분포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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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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