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간부부터 인플루언서 남편 재력가까지
검찰 "상장사 주가 조작, 부당이득 14억 챙겨"
'영화 작전' 주인공이라고 주장하는 시세조종 전문가와 현직 증권사 간부,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으로 알려진 재력가, 전직 축구선수 등 시세조종 일당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일당이 코스닥 상장사 시세조종으로 14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영화 작전' 주인공을 자처하는 시세조종 전문가 A씨와 현직 증권사 부장 B씨, 재력가 C씨 등 총책급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시세조종 작전에 가담한 전주·선수 등 공범 6명을 불구속·약식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4월 통정매매·가장매매 등 수법으로 시세조종 주문을 넣어 2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매도·매수하는 과정을 통해 최소 1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시세조종 전문가 A씨는 현직 증권사 부장 B씨를 '선수'로 두고 있었으며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시세조종 작전을 기획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재력가 C씨, 전주 D씨, 선수 E씨 등을 만났다. A씨 등은 최대 주주 지분 비율이 높아 발행주식 3분의 1 정도만 시중에 유통되고 단가와 거래량이 적은 상장사가 시세조종에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상장사 타깃을 정했다.
이후 C씨와 D씨는 시세조종에 필요한 현금 약 30억원과 차명 계좌, 대포폰 등을 B씨가 재직 중인 모 증권사 사무실로 전달했고 이를 넘겨받은 공범들이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했다. A씨 등은 주가를 1900원대에서 최대 7000원 이상까지 상승시킨 뒤 차명으로 매수한 주식들을 처분해 A씨와 B씨로 구성된 시세조종팀과 C씨를 비롯한 '패밀리'가 5 대 5로 수익을 분배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차명 계좌와 대포폰을 이용해 C씨 패밀리 측 선수들과 각종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하고 주가 조작 범행을 주도했다. C씨 측은 자금과 범행 도구를 제공한 것 외에도 인맥을 활용해 허위 호재(펄 붙이기)를 퍼뜨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범의 배신으로 주가가 떨어지자 전직 축구선수 출신을 주가 조작 선수로 추가 영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 무마 의혹과도 연결된다. 검찰 관계자는 "C씨가 서울 강남서에 재직 중인 현직 경찰관 등에게 공범의 형사 사건과 가족의 사건에 관해 청탁하며 금품을 공여한 사실을 포착했다"며 "이 가운데 혐의를 인정한 C씨를 이번에 기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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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또 올해 2월 B씨가 근무한 증권사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뒤 시세조종 범행의 실체를 3개월 만에 밝혀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1월 리니언시(자진신고자 형벌 감면) 도입 이후 시세조종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자수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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