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 공사·도로 축소 등에 지역민 불편 누적
봄철 "경치 예쁜데"…'벚꽃 나무' 벌목 논란
캐스팅보터 충청…이장우 vs 허태정 맞대결
"전·현직 누굴 뽑아도 비슷"…노년층 '불신'
청년층은 창업·주거 실리 중시…"소통 원해"

"선거? 그거 하긴 하는 겨? 난 그것도 몰랐네. 아~니, 시장 새로 뽑아주면 뭐 하는디? 하고많은 날 도로나 파 재끼고 나무 다 잘라내고, 온 동네 다 갈아엎는다고 들쑤시고 다닐 거 아니여?"

지난 5일 어린이날 대전 유성구 엑스포공원 93미터 높이의 한빛탑 주변에서 가족 단위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대전=문혜원 기자

지난 5일 어린이날 대전 유성구 엑스포공원 93미터 높이의 한빛탑 주변에서 가족 단위 시민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대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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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어린이날 휴일을 맞아 가족들과 대전 갑천변을 찾은 80대 노인 A씨는 오는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이렇게 토로했다. 청년 시절 대전에 정착한 이후 60년이 훌쩍 넘었다는 A씨는 "지하철 2호선 만든다더니 그 얘긴 쏙 들어가고 인제 트램인가 뭐시기 짓는다고 도로 여기저기를 좁혀놔서 차가 막히기 일쑤"라고 했다.


A씨의 부인 B씨는 "봄 되면 벚꽃나무가 활짝 펴서 경치가 참 좋은 동네였는데 여기 벚꽃나무들을 트램 만들어야 한다고 다 뽑는다더라"면서 "벚나무는 한번 뽑으면 다시 심어도 잘 안 나는데 누가,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이냐"고 했다.

대전은 충청권은 물론이고, 전국 민심을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캐스팅 보터 지역이다. 역사상 두 번의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 이어지는 총선, 조기대선, 지방선거 국면에서 정치 현안에 따라 표심이 빠르게 반응하면서 진보·보수 양 진영의 접전 구도가 반복됐다. 대전역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 박모씨는 "원래 충청도 사람들 민심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겨"라며 허허 웃었다.


이번 대전시장 선거에선 국민의힘 이장우 현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전 시장이 맞붙는다. 이 시장은 현직 프리미엄과 지역 내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시정의 연속성을 위해 연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허 전 시장은 유성구청장 연임과 대전시장을 거치며 증명한 안정적인 행정력과 시민 소통 능력을 강조하며 시정 탈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일대에 ‘트램’ 설치를 위한 시민 불편 안내 표지판이 서 있는 모습. 대전=문혜원 기자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일대에 ‘트램’ 설치를 위한 시민 불편 안내 표지판이 서 있는 모습. 대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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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일대에 ‘트램’ 설치를 위한 왕벚나무 벌목 안내 표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사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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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일대에 ‘트램’ 설치를 위한 차로 축소 구간 시민 불편 안내 표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대전=문혜원 기자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일대에 ‘트램’ 설치를 위한 차로 축소 구간 시민 불편 안내 표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대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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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정치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대전시민들이지만, 전·현직 시장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누적된 모습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출판업을 하는 60대 시민 강모씨는 "지금까지 대전시장을 한 사람 중에 딱히 칭찬을 들을 만한 인물이 없었다"면서 "대전시민들이 실망을 많이 겪어왔기 때문에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뽑았다는 강씨는 "이제 이재명 대통령 시절이니 민주당 후보를 일단 뽑아줘야 하나 싶으면서도 허태정 후보를 못 믿으니 긴가민가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서구 월평동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이미 (트램) 공사를 시작했으니 중단하자고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에 당선되면 그나마 지역민 고충과 불만에 귀라도 잘 기울이고 반영·조율해 나갈 의지와 능력이 보이는 사람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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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판에 거는 기대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리적이었다. 대전 유성구 카페에서 마주한 20대 청년창업가는 "대전으로 유입되는 저와 같은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는 행정 전문가가 시장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미용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본가인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집값, 상점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전에서 최근 매장을 차리고 전입신고를 마쳤다. 그는 "각 후보의 정치 성향보다는 정책 공약이 얼마나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지를 따져보게 된다"면서 "대전시가 앞으로 청년창업가들에게 유익한 정책을 많이 펼지를 보면서 (친구들도) 거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시 인구는 다소 정체된 가운데 2030 청년층 유입이 소폭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대전 중구 성심당 케익부띠끄(본점) 앞에 입장하려는 고객들이 대기줄을 서 있다. 대전=문혜원 기자

지난 4일 대전 중구 성심당 케익부띠끄(본점) 앞에 입장하려는 고객들이 대기줄을 서 있다. 대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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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전 중구 중앙로지하상가에 성심당 빵 보관소가 설치돼 있다. 대전=문혜원 기자

지난 4일 대전 중구 중앙로지하상가에 성심당 빵 보관소가 설치돼 있다. 대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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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지역 토박이 베이커리 '성심당'과 대전시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역민들은 불만이 담긴 속내를 털어놨다. 대전 중앙로지하상가에서 의류 점포를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성심당 빵 보관소가 지하상가에 네 군데나 생기면서 지하상가를 오가는 인파가 점점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하상가는 주로 성심당으로 향하는 통로로 활용되기 때문에 성심당 입구인 2번 출구 인근 상점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여전히 한산하고 매출 증대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대전시가 상인들의 임대료만 슬금슬금 또 올린다고 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와 성심당이 협업을 통해 7일 ‘우리 동네 선거빵’을 출시했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와 성심당이 협업을 통해 7일 ‘우리 동네 선거빵’을 출시했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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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심당은 7일 대전선거관리위원회와 협업해 '선거빵'을 출시해 선거 홍보에 나섰다. 선거빵을 통해 전국 유권자들이 선거 날짜를 다시 확인할 수 있어 투표를 독려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성심당의 주요 고객층이 대전 지역민들보단 외지인, 관광객인 만큼 대전 지역 유권자의 실제 투표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져올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전=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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