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전야' 삼성전자…전영현·노태문 "미래 경쟁력 손실 막아야"(종합)
삼성전자 '투톱', 성과급 갈등에 입장 표명
노동당국, 노사에 사후조정 타진
노조 공동투쟁본부, '노노 갈등' 수면 위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5월 총파업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진과 노동 당국이 파국을 막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경영진이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훼손하지 말 것을 당부한 가운데 노동 당국은 노사 간 대화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한 사후조정 타진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반도체 부문에 편중된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이 폭발하면서 총파업 동력에 균열이 가고 있다.
◆경영진 "미래 경쟁력 손실 막아야"…노동 당국도 중재 시동
8일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은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임금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전 부회장과 노 사장은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2026년 임금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왔다"며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노사가 아직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총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들은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저희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메시지는 오는 21일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앞두고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경영진이 직접 갈등 해결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은 24시간 돌아가는 연속 공정의 결정체로, 노조의 예고대로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이 실현될 경우 최대 20조~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원본보기 아이콘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노동 당국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날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타진한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지난 3월 조정 중지된 바 있으나, 양측이 사후조정에 동의할 경우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될 전망이다.
앞서 사측은 지난 3월26일부터 진행된 2026년 임금협상 집중 교섭에서 DS 부문의 매출·영업이익이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특별 포상 등을 통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넘어서는 보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가 제도 변경을 통한 영구적인 상한선 폐지를 고수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삼노 "최승호 위원장 협박성 발언"…'DX 교섭 배제' 노노 갈등 격화
실제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내부에선 '노노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총파업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에 편중된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에 반발하며 공동투쟁본부를 대거 탈퇴한 바 있다. 동행노조는 조합원 중 70%가 가전·스마트폰·TV 등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인 반면, 최근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한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의 80%가량이 DS 부문 직원들이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지부 위원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투쟁본부
원본보기 아이콘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전날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을 상대로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최 위원장이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 수렴 활동을 두고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이는 단순히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교섭 테이블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같은 기업이면서 부문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은 공정성 이론에 위배된다"며 "노조의 요구는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침해하는 '선배당' 성격을 지니며 노조의 준주주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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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초기업노조는 특정 노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향후 교섭 과정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해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한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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