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팀 "굴 공격도, 굴 마취도 처음"
껍데기는 구조 작전 기념품으로 보관 예정
고사성어 '어부지리' 떠올리게 한 뜻밖의 사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거대한 굴에 발가락이 끼인 왜가리가 구조돼 화제다. 먹잇감을 노리다 되레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장면은 고사성어 '어부지리'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8일 연합뉴스TV는 CBC 등 현지 매체를 인용해 캐나다 메이플리지에 있는 듀드니 동물병원 구조팀이 지난 2일 밴쿠버 인근 강가에서 발을 움직이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던 태평양 대왜가리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거대한 굴에 발가락이 끼인 왜가리가 구조돼 화제다. Dewdney Animal Hospital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거대한 굴에 발가락이 끼인 왜가리가 구조돼 화제다. Dewdney Animal 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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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당시 왜가리의 발가락에는 길이 약 18㎝, 무게 300g이 넘는 대형 굴이 단단히 붙어 있었다. 구조팀은 이 굴이 왜가리 몸무게의 약 6분의 1에 달할 정도로 큰 크기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굴이 껍데기를 강하게 닫고 있어 사람의 힘만으로는 쉽게 떼어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구조팀은 결국 어류와 양서류 치료에 사용하는 마취제 'MS-222'를 굴에 주입했다. 시간이 지나자 굴의 힘이 서서히 빠졌고, 대원들은 드라이버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껍데기를 벌린 뒤 왜가리의 발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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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왜가리는 발가락 인대 손상과 골절을 입어 발가락 하나를 절단해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왜가리는 야생동물 재활시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듀드니 동물병원의 애드리언 월턴 박사는 "굴 공격을 처리한 것도, 굴을 마취한 것도 처음"이라며 "여러 전문가가 함께 아이디어를 모아 구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왜가리는 발가락 인대 손상과 골절을 입어 발가락 하나를 절단해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왜가리는 야생동물 재활시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Dewdney Animal Hospital

왜가리는 발가락 인대 손상과 골절을 입어 발가락 하나를 절단해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왜가리는 야생동물 재활시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Dewdney Animal 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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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연은 조개와 도요새, 어부가 등장하는 고사성어 '어부지리'와도 묘하게 겹친다. 어부지리는 조개가 도요새의 부리를 물고 서로 놓지 않다가, 지나가던 어부가 둘 다 잡아 이익을 얻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서로 다투는 사이 제삼자가 이익을 얻는 상황을 뜻한다. 이번에는 굴과 왜가리가 뜻밖의 대치 상황에 놓였고, 이를 발견한 구조팀이 개입해 왜가리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현대판 '어부지리' 같은 장면이 연출된 셈이다. 다만 이 경우 이익을 얻은 것은 어부가 아니라 생명을 건진 왜가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구조팀은 해당 굴 껍데기를 이번 구조 작전의 기념품으로 보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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