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세율 최대 30%P 중과…거래 반토막
尹정부 중과 유예 후 금리인상에 月1000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이후 시장 전망을 보기 위해선 과거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하기 전후로 서울 아파트 거래는 많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고가 주택에 대해 양도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집주인으로선 팔기보다는 버티기, 즉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금 부담을 낮춰주겠다며 양도세 중과를 유예한 이후에도 거래가 살아나기는커녕 대폭 감소했다. 양도세보다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여파가 매수세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 매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 매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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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4월 양도세 중과 조치를 앞두고 직전 1년간 서울의 월평균 매매는 1만687건 수준이었다. 통상 서울 아파트 거래가 1만건이면 시장이 과열 상태라고 보는데 이런 상태가 연중 지속됐다는 얘기다. 당시 정부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불장'을 가라앉힌다는 명분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양도세에 대해 10~20%포인트씩 세율을 가산해 부담케 했다.

2020년 들어서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2021년 6월에는 단기 보유 세율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다주택자 중과 세율을 10%포인트 더 높이는 고강도 조치를 시행했다. 3주택자의 경우 지방세를 포함해 차익의 최고 82.5%를 세금으로 내야 했다. 당시 양도세 중과 직전 1년간 월평균 거래량이 6813건 수준으로 평소보다 소폭 늘어난 양상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 가구는 2022년 49만8612가구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중과 조치 후 1년간 월평균 주택거래량은 2709건으로 시행 직전 1년 치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었다. 당시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높였는데, 종부세 과세 기준일이 6월 1일이다. 여러 채를 가진 집주인의 경우 이미 과세 대상으로 분류된 데다 양도세 부담까지 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됐다.

文·尹정부 때도 거래 절벽…금리·대출규제 한몫[양도세 중과 D-2] 원본보기 아이콘

2022년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곧바로 시행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 대선 공약사항이자 인수위 시절부터 '세금부담 완화'를 공언해온 터라 취임 직후 소득세법 시행령을 고쳐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중과 적용 없이 기본세율만 적용토록 했으나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위축됐다. 2022년 6월부터 1년간 월평균 아파트 매매는 1736건으로 시행 전보다 월 1000건 가까이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단순한 거래 감소 수준을 넘어 거래 절벽 수준까지 시장이 위축된 건 양도세보다는 금리 인상에 따라 매수세가 급격히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시중 주택담보대출은 연초 3%대에서 연말 7~8%대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시기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탓에 물가를 자극한다는 지적에 따라 한국은행은 한 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두 차례나 하는 등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양도세 중과 유예로 서울 전반적으로 매물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정작 살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서 거래가 줄었다.

文·尹정부 때도 거래 절벽…금리·대출규제 한몫[양도세 중과 D-2]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들은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양도세 중과 조치 이후 어느 정도 매물잠김 현상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리 등 경제 여건과 향후 정부 정책이나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절세 매물이 줄어 매물감소는 불가피하나 절벽까지는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세법 개정안을 내놓기 전 대략적인 밑그림을 발표하는 등 정부가 매물 유도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데 정책에 따라 변동될 여지가 있는 만큼 현재로선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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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매물잠김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을 순차적으로 제시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책이 일관된 방향으로 지속돼야 그간 누적된 '버티기'나 조급한 매수심리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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