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수 '10년 사기극' 덜미
가짜 학회 만들어 셀프 수상…메달도 직접 주문
노벨상 수상자·정치인 참석시키며 권위 키워

프랑스의 한 대학 교수가 '노벨상급 국제 학술상' 수상자로 이름을 알리며 학계 명성을 쌓아왔는데, 알고 보니 존재하지 않는 상을 스스로 꾸며낸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노벨상 수상자와 저명 학자들까지 시상식에 참석시키며 가짜 상의 권위를 키우는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체 없는 국제문헌학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문헌학 금메달' 이미지. 연합뉴스

실체 없는 국제문헌학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문헌학 금메달'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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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브장송에서 활동해온 문학 교수 플로랑 몽타클레르에 대해 프랑스 검찰이 위조와 사기, 신분 도용 등의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몽타클레르는 지난 2016년 프랑스 하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문헌학 금메달'을 수상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이 상은 미국 델라웨어주의 한 대학 산하 국제문헌학회가 수여하는 노벨상급 권위의 상으로 소개됐다. 역대 수상자 명단에는 세계적 석학 움베르토 에코 등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고, 몽타클레르는 프랑스인 최초 수상자로 알려졌다. 시상식에는 전직 장관과 국회의장, 노벨상 수상자들까지 참석하면서 상의 권위를 높였다. 특히 2017년에는 해당 상의 수상자로 미국의 저명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가 선정됐고, 촘스키는 실제 프랑스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어떤 경위로 그가 행사에 참여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회와 상의 신뢰도는 단번에 높아졌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해당 대학과 국제문헌학회는 모두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수상 이력 역시 대부분 허위였으며, 메달조차 파리의 한 보석상 사이트에서 몽타클레르가 직접 250유로를 주고 주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것은 몽타클레르가 자신의 학문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꾸며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그의 사기극은 2018년 루마니아 언론이 '가짜 노벨상' 의혹을 제기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관련 논란이 프랑스에서 주목받지 못하면서 몽타클레르는 이후에도 문제없이 교수 생활을 이어왔으나, 지난해 한 대학 교수가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의혹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대학의 신고를 받은 검찰은 올해 2월 몽타클레르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위조와 사기, 신분 도용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 검찰은 "거대한 허위 세계를 구축한 사례"라며 몽타클레르가 허위 수상 경력으로 학내 지위와 급여 인상 등에서 이득을 얻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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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검사는 "이건 엄청난 사기극"이라며 "마치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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