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유지
"물가 상승·물류비 부담 고려"
"최고가격제 없었다면 경유 2500원 됐을수도"
"비축유 스와프 7월 연장 검토…非중동산 도입 확대 추진"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을 또다시 동결했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여전히 큰 데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와 물류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8일 0시부터 적용되는 5차 최고가격은 4차와 동일하게 휘발유 ℓ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결정했다"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과 민생 부담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정부는 지난 3월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4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문 차관은 국제유가 상승분이 그간 최고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누적 인상 요인이 남아 있지만 물가와 민생 부담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최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문 차관은 "올해 초 2% 수준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2.6%까지 올라왔고,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최고가격제로 4월 소비자물가를 1.2%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었음에도 물가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경유와 등유 가격 상승이 화물차 운전자와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의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차관은 "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내부적으로는 누적 인상 요인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현재 누적 인상 요인은 휘발유 약 200원, 경유 400원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2차 최고가격 지정 당시에는 국제가격 변동률 산식을 참고했지만, 최근에는 누적 인상 요인을 중심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가격제 종료 시점과 관련해 문 차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여부와 국제유가 변동성 안정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가격 수준 자체보다 변동성 안정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원유·나프타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5~7월 평균 원유 확보량은 약 7000만배럴 수준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이며, 나프타는 평시 대비 90% 이상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양 실장은 "5월에는 7500만배럴 이상, 6월 6000만배럴 이상, 오는 7월 7000만배럴 이상의 원유 도입이 예상된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순으로 물량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UAE 특사 성과로 확보한 2400만배럴 물량 도입을 진행 중이며, 비축유 스와프 제도도 오는 7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중동산 원유 도입 확대를 위한 운송비 차액 지원 연장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정유업계 손실 보전과 관련해서는 "정당한 손실은 100% 보전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문 차관은 "정유사가 공인회계법인을 거쳐 손실액을 산정하면, 법률·회계·석유 전문가로 구성된 정산위원회가 이를 검토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며 "5월 중 정산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차관은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 "예단하거나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대방(미국)이 있는 협상 문제인 만큼,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보다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원전 수출 체계 미흡을 지적한 데 대해서는 "감사원 지적 방향과 산업부가 조치하려는 방향성이 다르지 않다"며 "이른 시일 내 원전 수출 업무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원전 업무와 수출 업무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부로 나뉘어 있는 만큼, 산업부 소관 사항을 중심으로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과 삼성전자 노조 파업 예고 등 산업 현장 노사 갈등에 대해서는 "특정 기업의 노사협의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인공지능(AI) 전환(AX)과 제조 AX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불가결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 모두 산업 경쟁력 유지와 경제 잠재성장률 제고라는 공통 인식을 갖고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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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감사와 관련해서는 "현재 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감사가 완료되는 대로 늦지 않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공동비축유 우선구매권이 석유공사에 있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위반 여부와 근거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 발표 이후 설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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