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쏘카 3대 주주로 등극
자율주행 법인 설립·실주행 데이터 확보
롯데렌탈 변수 속 우호지분 강화 효과도

[M&A알쓸신잡]게임사 크래프톤은 왜 쏘카에 투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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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운영사 크래프톤이 카셰어링 업체 쏘카에 650억원을 투자합니다. 얼핏 보면 낯선 조합이지만, 증권가에선 단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 거래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사업 진출, 데이터 확보, 로보택시 플랫폼, 그리고 지배구조 안정 효과까지 한 번에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최근 크래프톤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쉽게 말해 새로 발행한 주식을 크래프톤에 직접 넘겨 투자금을 유치한 것입니다. 발행 대상은 보통주 509만8040주, 발행가는 주당 1만2750원입니다. 조달 자금은 이달 중 설립 예정인 자율주행 신설 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에 전액 출자될 예정입니다.

증자 이후 크래프톤은 지분 13.44%를 확보해 쏘카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됩니다. 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5.91%에서 39.74%로, 롯데렌탈 지분율은 25.70%에서 22.25%로 희석됩니다.

쏘카의 미래 핵심 자산, 차량보다 '데이터'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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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와 크래프톤은 약 1500억원 규모 자율주행 전담 법인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로보택시 및 자율주행 카셰어링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쏘카가 유상증자로 조달한 650억원을 신설 법인에 출자하고, 크래프톤도 별도로 핵심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인데요.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자사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SW(소프트웨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를 카셰어링 차량에 적용해 로보택시와 레벨2(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부분 자율주행 단계) 기반 카셰어링 사업 모델을 전개하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연구원은 "쏘카는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주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2만5000대의 카셰어링 차량에 탑재된 FMS(차량관제시스템)를 통해 주행·사고·차량관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축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 AI(인공지능) 모델의 고도화는 실주행 데이터의 양과 질에 정비례하며, 데이터 확보 규모가 기술 격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시 기준 로드맵상 레벨2 카셰어링 시작 후 레벨4(운전자 개입 없이 특정 구역에서 스스로 주행 가능한 고도 자율주행 단계) 라이드헤일링(앱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으로 단계적 확장이 예정돼 있다"며 "자율주행 전환 시 운영 시간 및 고객층 확대로 차 한 대당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크래프톤 합류…우호지분 강화 효과도

크래프톤 역시 텍스트·음성 등을 함께 처리하는 자체 AI 모델 '라온(Raon)' 등을 앞세워 비게임 분야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쏘카 투자에 대해 "신설 법인이 독자적으로 AI 연구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하고, 크래프톤은 이 데이터를 통해 별도로 피지컬 AI 연구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차량을 굴려서 얻은 실제 주행 데이터를, 게임 밖 영역의 AI 연구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거래가 단순 자율주행 투자를 넘어 지배구조 안정화 효과까지 고려한 성격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 배경엔 롯데렌탈 이슈가 있습니다. 올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하면서, 2대 주주인 롯데렌탈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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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연구원은 "크래프톤이 3대 주주로 합류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우호지분까지 합산한 지분은 발행주식총수의 53.18%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두 회사는 이미 경영진과 이사회 차원의 인적 교류를 포함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교류 이력을 감안할 때 크래프톤의 지분은 최대주주 우호지분과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습니다.


최대주주 측의 주식담보대출 문제도 얽혀 있습니다. 현재 특수관계법인은 약 35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유지 중인데요.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신 연구원은 "유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30% 상승한 점을 볼 때 담보 구조 유지 측면에서도 주가 부양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존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카셰어링 성장 정체…자율주행으로 돌파구 찾는 쏘카"

한편 쏘카의 기존 카셰어링 사업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쏘카는 오는 14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자율주행 법인 설립 관련 로드맵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안 연구원은 "현재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성이 정체됐고, 쏘카의 점유율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며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카셰어링이라는 신규 사업 모델을 통한 근원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는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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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크래프톤이라는 신규 투자자 유입을 통해 자율주행 관련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체화된 내용과 사업 개시 타임라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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