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대 경제 범죄 전담 수사창구 있어야"[혼돈의 공정거래수사]⑥
美, 법무부 산하 반독점국 구축
"그대로 가져오면 혼란만 가중"
중복조사 구조 정비 등 제시
공정거래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미국 법무부(DOJ)의 '반독점국'처럼 법무부 산하에 공정거래 전담 형사집행 조직을 두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은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별개로 법무부 산하에 차관보급이 이끄는 독립된 반독점국을 둔다. 담합 사건은 개인에게 최대 징역 10년과 100만달러(약 14억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기업에는 1억달러(약 1400억원) 이하의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형벌이 무겁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만큼 반독점국에서 담합 사건의 형사수사와 기소를 일관되게 맡는다. 지능화·은밀화되는 대형 카르텔을 끊어내려면 한국 역시 이처럼 강제수사권과 경제 분석 역량을 융합한 전문 수사 기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미국식 구조가 정답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미국은 경쟁법 집행을 경쟁당국과 형사당국으로 나눈 예외적 구조에 가깝고, 이를 그대로 한국에 이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로펌의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미국은 담합 형사제재가 워낙 강하고 반독점국도 오랜 시간 별도 체계로 굳어졌지만, 그 구조 자체가 보편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특히 한국처럼 형사벌금 수준과 제도 기반이 다른 나라에서 조직 틀만 미국식으로 가져오면 오히려 시장 혼란만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해외 주요국의 수사 체계는 미국과 결이 다르다. 캐나다는 경쟁당국이 행정 및 형사사건 조사를 주도한 뒤 형사 기소만 연방검찰(PPSC)에 넘기는 구조이고,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와 유럽연합(EU) 차원의 경쟁당국 역시 대체로 먼저 조사한 뒤 필요한 사건만 형사절차가 제한적으로 뒤따른다. 일본 역시 공정거래위원회(JFTC)가 현장조사와 형사고발 기능을 함께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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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의 다층적인 중복 조사 구조를 정비하고 중대 경제 범죄에 대응할 전문 수사 창구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보면 경쟁당국이 먼저 조사하고, 정말 형사로 갈 사건만 뒤따라 넘기는 구조가 더 일반적"이라며 "한국도 무조건 미국식 조직을 따르기보다는 담합 같은 중대 범죄는 별도 형사 트랙으로 관리하고 나머지는 사건 성격에 맞게 전문기관 간 역할을 정교하게 나누는 절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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