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턴 '부르는 게 값'…33년만에 최고치 '껑충' 뛴 도쿄 부동산[뭔日있슈]
도쿄 신축 오피스·맨션 가격 급등
엔화 약세·중동 정세 악화로 원자재 가격 올라
공사 기간 연장·재개발 계획 수정도
'한국 부동산도 결국 일본처럼 되고 말 것이다.'
한국에서 집 알아보면 항상 듣는 이야기입니다. 1980년대 버블경제 당시 일본에서는 부동산과 주식 시장으로 막대한 투기 자금이 몰렸습니다. 이에 '도쿄 땅값으로 미국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죠. 그러나 버블이 붕괴되면서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침체를 겪게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 그중에서도 도쿄에서 주목할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쿄 오피스 빌딩 임대료는 3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도쿄 23구 신축 아파트 가격 역시 전년 대비 15% 이상 상승했습니다. 건설 자재비가 오르고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공급량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투기 자금이 몰린 것은 아니지만, 공급부족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과열 현상이죠.
이번 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발표한 오피스 빌딩 임대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쿄 신축 빌딩의 임대료 지수는 1992년 이후 3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992년은 버블경제 시기가 끝난 직후죠.
이 조사는 오피스 중개 대기업 4곳으로부터 임대료 데이터를 모아 지수화했는데요. 1985년을 100으로 잡고 이때와 비교해 변동 폭을 판단한다고 합니다. 올해 상반기 준공 후 1년 미만의 도쿄 오피스 빌딩 임대료 지수는 239.98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올랐다고 해요.
회사 경쟁력을 높이려고 신축 대형 빌딩에 들어가려고 하거나, 면적이 넓은 신축 빌딩에 여러 부서를 집약해서 넣으려는 수요가 크다고 합니다.
지역별로 보면 마루노우치에서 오테마치 지구가 평당 8만엔(74만1944원)을 기록했습니다. 도쿄역을 사이에 두고 이곳을 마주하고 있는 야에스, 교바시, 니혼바시 지구도 전년 동기 대비 50% 높은 평당 7만5000엔(69만5415원)으로 대폭 상승했다고 해요. 특히 야에스에는 올해 2월 재개발로 대형 오피스 빌딩이 새로 지어졌는데, 제약회사 등이 벌써 계약을 마치고 이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시부야에서 하라주쿠 지역은 IT기업과 스타트업이 밀집한 곳인데요, 이곳도 신생 기업들의 선호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5% 오른 평당 5만2500엔(48만6790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오는 상황입니다. 오피스 중개 기업인 미키쇼지에 따르면, 도쿄 도심 5구(지요다·주오·미나토·신주쿠·시부야)의 오피스 공실률은 3월 기준 2.22%로, 수급 균형의 기준이 되는 5%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 기업 CBRE에 따르면 올해 도쿄에 공급될 빌딩의 약 80%는 이미 임차인이 확정됐다고 해요. 또한 내년부터는 공급량이 과거보다 40%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라 임대료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이야기도 돕니다.
일반 맨션(아파트) 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회계연도 2025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도쿄 23구의 신축 분양 맨션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1억3000만엔(12억538만원)을 넘어섰다고 해요. 평균 가격은 1억3784만엔(12억7821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 역시 공급 감소 속에서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6월 전에 사세요" 2028년까지 오른다는 증권가 매...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건설 자재 가격 급등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등 석유 유래 제품 가격이 올랐죠. 여기에 도료·접착제 같은 건축 자재 조달 문제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이를 수입하는데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죠.
또 도심 지역의 경우 신규 개발 부지가 부족해지면서 공급할 땅 자체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런 종합적인 이유로 공사 기간을 대폭 연장하거나, 재개발 계획을 수정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미쓰이 부동산 등이 참여한 니혼바시 재개발 사업은 완공 시점을 기존보다 수년 늦췄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공급난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해요.
골든위크가 끝나고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225)가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닛케이225 지수는 지난 7일 종가 6만2833.84를 기록했는데요. 연휴 기간에 미국을 중심으로 빅테크 기업 주가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증시 매수세도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호주 정상회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지난 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사람은 에너지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분야에서 경제 안보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는데요. 호주는 일본의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국입니다.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