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비중 큰 연기금들 수익률 '잭팟'
공제회는 회원자금 이탈 대응에 골치
리밸런싱 과제, 출자 축소 부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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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주식 비중이 높은 연기금들은 일찌감치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증시 랠리의 수혜를 보고 있다. 반면 공제회들은 회원들의 주식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자금 유출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공제회는 하반기 대체투자 계획 조정까지 검토하는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지난 2월 말 기준 49.82%를 기록했다. 당시 해외주식 3.27%, 국내채권 -0.23%, 해외채권 0.91%, 대체투자 0.18% 등 다른 자산군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이후 증시가 추가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이미 50%를 훌쩍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7531.88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 말 코스피 종가 6244.13 대비 20% 넘게 오른 것이다.


전체 운용자산 기준 수익률도 가파르게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24.5%를 차지했다. 당시 국민연금 전체 운용자산은 1610조4340억원이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6일 한 행사에서 국민연금 운용자산이 이날 17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시 활황 덕에 두 달여 만에 운용자산이 약 100조원 불어난 셈이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국내주식 비중이 15% 안팎인 만큼 코스피 상승의 수혜를 상당 부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시 급등을 마냥 호재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연기금 입장에선 증시 활황 때 주식을 처분해야 전체 자산 규모를 키우고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에서 국내주식을 매도할 경우 시장에 고점 신호를 던지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부양이라는 정부 기조와도 배치되면서 여론의 비판이 쏟아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자산을 재분배할 시기를 놓친다면 증시가 주춤할 때 수익률 하락과 연금 고갈이라는 겹악재가 닥칠 수도 있다. 오히려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회원 자금의 유입과 이탈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제회들은 보다 직접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개인들의 주식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공제회 상품에 머물던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일부 공제회는 금리를 높인 특판 상품 등을 내놓으며 자금 이탈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주식투자 열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하반기 투자 집행 계획을 전면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공제회 고위 관계자는 "지금 흐름대로라면 올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던 자금의 절반도 채우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대로라면 하반기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VC) 등 대체투자 계획을 모두 미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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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에 100조 벌었다…불장에 연기금은 '수익률 풍년', 공제회는 '자금 가뭄' 원본보기 아이콘

또 다른 공제회 고위 관계자는 "투자 건수는 유지하되 건당 출자 규모를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투자 건에 대해서도 리스크 점검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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