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정성을 흔든 KGA, 국제적인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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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럽고 논란이 큰 판정이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의 지적이다. 대한골프협회(KGA)가 한국 골프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판정 번복으로 프로 대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국제적인 망신이다. 선수와 대회 후원사, 팬 모두가 혼선을 겪었다. 공정성 자체가 흔들렸다. 허인회의 '룰 판정 번복' 논란이 몰고온 후폭풍이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열린 제45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터졌다. 허인회는 대회 4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냈지만 송민혁, 조민규와의 연장전에 나서지 못했다. 뒤늦게 전날 3라운드 7번 홀(파4) 티샷이 아웃오브바운즈(OB)라고 판정을 받아 스코어가 파에서 더블보기로 바뀌었다.


KGA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경기위원회가 3라운드 직후 파로 잠정 인정을 했다가 4라운드 종료 후 변경했다. 아시안 투어와 공동 주최하는 국제 대회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KGA는 판정 이전 단계부터 운영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오심을 인정하면서도 허인회에 대한 구제는 없었다. 운영상의 실수를 시인했지만 보상 방법은 빠졌다. 규정상 결과를 되돌리기 어려웠어도, 피해 선수에 대한 조치는 필요했다. KGA의 엉성한 일 처리에 현장의 불신만 남았다.


허인회 입장에선 많은 기회를 잃었다. 우승 상금 3억원과 함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5년·아시안 투어 2년 출전권을 놓쳤다. 올해부터 KPGA 투어 상반기 제네시스 포인트 1~2위는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2부)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허인회로선 해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놓친 것도 아쉽다.


한국 골프는 국제적으로 위상이 낮다. 지난해 8월 마스터스와 디 오픈을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6개국 내셔널 타이틀 대회 우승자에게 출전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개정안을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스페인, 일본, 홍콩,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6개 나라가 혜택을 받았다.


반면 '골프 강국' 한국은 제외됐다. 한국 골프의 국제 교섭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은 세계 3위 규모의 골프 시장이자 꾸준히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해왔지만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홍콩의 경우 한국과 비교해 역사도 짧고, 시장 규모와 인구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지만 메이저 대회 티켓이란 선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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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허인회 사건에서도 KGA는 재발방지책을 내놓지 못했다. 주변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 대회가 끝난 다음날 뒤늦게 실수를 인정했다. KGA는 "대회 관계자 및 선수, 선수 가족, 팬 등 모든 분께 죄송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경기 운영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당장의 비판만 피해 가려는 행동으로 비춰질 뿐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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