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전 중 운전자 사망…무분별 사적 제재에 경종
법원 "후원금 노린 범죄, 공익 활동 아니다"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뒤쫓는 이른바 '음주운전 헌터' 활동을 생중계하다 사망 사고를 낸 유튜버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공익을 위한 활동이 아닌, 후원금을 노린 무분별한 '사적 제재'이자 범죄로 규정하며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쫓는 과정을 생중계하다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유튜버와 그 일당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를 공익을 빙자한 '사적 제재'로 판단하고 주범인 유튜버를 법정구속했다.

30대 중반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지난 2024년 9월 22일 광주 광산구 산월동 한 도로에서 갓길에 주차된 시멘트 운송 트레일러를 들이받고 발생한 화재로 전소됐다. 독자 제공

30대 중반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지난 2024년 9월 22일 광주 광산구 산월동 한 도로에서 갓길에 주차된 시멘트 운송 트레일러를 들이받고 발생한 화재로 전소됐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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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형사9단독 전희숙 판사는 7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최 모 씨(43)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최 씨는 유튜브 채널 '담양오리'를 운영하며 지난 2024년 9월 22일 새벽, 광주 광산구에서 30대 남성 A씨의 SUV 차량을 음주운전 의심 차량으로 지목해 추격전을 벌였다. 최 씨와 구독자들은 차량 3대를 동원해 약 2.5km를 뒤쫓았으며, 압박을 이기지 못한 A씨는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고 차량 화재로 숨졌다.


이들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 씨 일당은 2023년 12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이 아닌 운전자를 위협하거나 차량에서 내리지 못하게 막는 등 무분별한 추격과 감금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 씨는 이 과정을 생중계하며 구독자들로부터 후원금을 챙겼다.

재판부는 "최 씨가 유튜브 라이브를 켠 채 위험한 포위 추격 주행을 주도해 죄책이 매우 무겁고, 이미 동종 범죄로 수사나 처벌을 받는 중에도 범행을 지속했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이어 "숨진 운전자의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사적 제재를 명목으로 한 행위가 사회적 안전을 위협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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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직후 최 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합의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즉각 법정구속을 집행했다. 한편, 최 씨의 지시에 따라 추격전에 가담했던 구독자 11명에게는 죄질에 따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5명) 또는 벌금 100만~200만 원(6명)이 각각 선고됐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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