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마신 뒤 구토…잘못 먹었나 했는데" 시한부 선고 받았다
알고 보니 ‘위마비증’…놓쳤던 증상은
구토를 단순 체기나 일시적인 소화불량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범한 식사 뒤 시작된 구토 증상이 희귀 질환으로 이어지며 생명까지 위협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스꺼움과 구토,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가 반복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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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데일리메일은 5일(현지시간) 영국 허트퍼드셔주 세인트올번스에 거주하는 에밀리 컬럼(36)의 사연을 전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컬럼은 지난해 아침 시리얼을 먹은 직후 갑작스럽게 심한 구토 증세를 겪었다. 당시 그는 단순히 우유가 상한 탓이라고 여겼다. 열도 없었고 몸살 증상도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구토는 10일 넘게 반복됐고, 식사 후마다 음식물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심할 때는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까지 동반됐다.
처음 병원에서는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치료 이후에도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수개월 뒤 전문 진료를 받은 끝에 정확한 원인이 드러났다.
위마비증 진단…위 기능 떨어지는 희귀 질환
컬럼이 진단받은 병은 '위마비증(gastroparesis)'이다. 위 근육과 신경 기능 이상으로 음식물이 정상적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희귀 질환이다. 소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면서 환자는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고, 메스꺼움·복통·구토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영국에서는 약 10만명당 14명 수준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진은 컬럼에게 "위가 사실상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위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이 손상되면서 음식물이 거의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 결과 체중은 급격히 감소했다. 53㎏ 수준이던 체중은 불과 몇 달 만에 29㎏까지 줄었다. 담당 의료진은 "현재 상태는 사실상 강제적인 거식 상태와 다름없다"며 "체중을 회복하지 못하면 생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컬럼은 소장에 직접 영양을 공급하는 시술을 통해 체중을 일부 회복한 상태다. 다만 여전히 심각한 저체중 상태로 평가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영양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혈관으로 영양을 직접 공급하는 완전정맥영양(TPN) 치료를 받기 위해 온라인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반복되는 구토·체중 감소…"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위마비증은 국내에서도 드물지 않게 보고된다. 주로 당뇨병 합병증, 위 수술 후유증, 신경 손상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항우울제나 진통제 역시 위 운동을 둔화시켜 유사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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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랜 기간 방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증상 ▲반복적인 메스꺼움과 구토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가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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