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4억 신자의 수장도 예외 없었다…은행 고객센터의 철벽 응대
은행에 연락처 변경 요청했다가 퇴짜
보안 질문 모두 답했지만 "직접 방문해야"
세계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교황도 은행 고객센터의 본인 확인 절차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의 즉위 직후 고향의 거래 은행에 전화를 걸었다가 고객 서비스 담당자에게 사실상 퇴짜를 맞은 일화가 공개됐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레오 14세와 친분이 있는 톰 매카시 신부가 최근 한 가톨릭 신자 모임에서 레오 14세와 관련해 밝힌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본명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다. 바티칸 공식 약력에 따르면 그는 1955년 9월 14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AFP연합뉴스
레오 14세는 교황으로 선출된 지 약 두 달 뒤 미국 사우스 시카고 지역의 한 은행에 전화를 걸어 등록된 전화번호와 주소를 변경하려 했다. 그는 본명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를 밝힌 뒤 상담원이 요구한 보안 질문에 차례로 답했다. 그러나 상담원은 본인 확인 절차상 직접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교황은 "그렇게 할 수 없다. 보안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느냐"고 설명했지만, 상담원의 답은 달라지지 않았다. 답답했던 교황은 "제가 교황 레오라고 말하면 달라질까요?"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신부에 따르면, 상담원은 전화를 끊었다. 장난 전화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후 교황과 가까운 시카고 지역 신부가 은행장에게 연락하면서 관련 문제를 해결했다. 은행장 역시 처음에는 "그것이 우리 정책"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결국 "교황의 계좌를 잃고 싶지는 않다"며 연락처 변경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카시 신부는 이 일화를 전하며 "교황의 전화를 끊어버린 여성으로 알려진다면 어떤 기분이겠느냐"고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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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된 뒤에도 일상의 행정 절차를 직접 챙겨야 했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직후 자신이 머물렀던 호텔 숙박비를 직접 결제하고 짐을 챙긴 일화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고향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신문 판매점에 전화를 걸어 신문 배달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당시 상대방은 처음에 장난 전화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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