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프리미엄
글로벌 악재 속 한국기업 선전 결과
다만 지속성 여부는 불투명

황준호 국제부장

황준호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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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트럼프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만난 산업통상부 전(前)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나타난 한국 기업의 선전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과 동시에 펼친 강력한 관세 정책과 올해 시작한 이란 전쟁 등은 전 세계 경제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러나 반도체, 조선, 방산, 전력기기, 원자력 발전, 건설 등 분야에서 한국 주요 기업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졌다. 일부 기업에서는 유례없는 실적 호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온쇼어링'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 천문학적 투자를 약속한 국내 기업들의 행보, 대중국 견제를 위한 '물리적 제조 거점 확보'라는 미국의 국가 생존 전략과 한국 정부의 협조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11월 한미 간 관세 및 안보 투자 협상 최종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가 나온 이후 한국은 미국에 있어 가장 신뢰도 높은 국외 공급망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2월 출범한 '자원 지정학적 참여 포럼(FORGE)'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의 투명성을 높이는 중책을 맡았다. 최근 주한미군이 한국을 '권역 지속지원 거점(RSH)'으로 활용하는 구상을 공식화하면서, 우리 방산업체들이 미군 무기체계의 유지·보수·정비(MRO)에 깊숙이 참여할 길도 열렸다.


트럼프 프리미엄이 계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쏟아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대미 투자 이행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를 25%로 복원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 전쟁 파병 요청 유보를 두고 "한국은 우리를 돕지 않는 동맹"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이 피격당하자 이를 이란의 공격이라 단정하며 한국의 즉각적인 호위 작전 참여를 압박한 적도 있다.


미국은 당장 '무역법 301조 조사'라는 칼날을 세울 수 있다. 국내 망 사용료나 쿠팡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부 조사 등을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빌미로 통상 제재에 나설 수 있다.


이미 주둔 미군 감축과 자동차 관세 인상 통보를 받은 독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조치를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톡톡히 망신당했다"고 비난한 독일 총리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이성적이고 즉흥적 결정들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 그러나 실제는 오랜 기간 유럽의 방위비 분담을 늘리려 했던 트럼프식 '안보 비즈니스'가 실행된 것에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은 독일에서 병력을 빼는 것이 아니라 이란 전쟁의 협조 여부, 방위비 분담 수준 등을 기준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란 전쟁에 협조적이었던 루마니아·폴란드 등에 병력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루마니아는 미군의 대이란 공중전을 위해 자국 공군기지 사용을 허용했으며, 폴란드는 현재 주둔 중인 미군 1만명의 비용을 거의 전액 부담하고 있다. 한국도 전략적 가용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언제든 독일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


안보 가치의 중요성보다는 안보 서비스를 받을 값어치가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의 기술이 없으면 미국의 산업 안보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을 피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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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이 종전을 향해 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청구서가 닥칠 시한도 가까워진다. 트럼프 프리미엄에 환호하고 있는 지금은 안보 청구서에 대비할 마지막 골든 타임일지 모른다.


황준호 국제부장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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