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배움터 60대 이상 '북적'
전국에 69개소 마련
경로당은 스마트하게...화상 체조도 익숙

"왼쪽 아래에 플러스(+) 모양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것들 중에서 갤러리를 선택해 아까 찍은 사진을 골라보세요. 그다음에 채팅창에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6일 오전 찾은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 센터 4층에 마련된 강의실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모티콘을 만드는 방법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60대 이상의 장년층 수강생 30여명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 앱을 이리저리 다루고 있었다. 2명의 보조강사도 함께 배치돼 강의를 따라오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도왔다.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에 마련된 AI디지털배움센터에서 수강생들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모티콘을 들어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에 마련된 AI디지털배움센터에서 수강생들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모티콘을 들어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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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는 '서울시 디지털배움터 체험존'이라고 써진 공간이 마련됐다. 공간 곳곳에는 태블릿 PC를 비롯해 실제 매장에서 쓰는 키오스크와 책상 전체가 화면으로 채워진 스마트 테이블 등이 배치됐다. 어르신들과 일대일로 바둑을 둘 수 있는 바둑 로봇과 어르신들의 눈 상태를 진단하는 키오스크도 눈에 띄었다.


이곳은 전국 69곳에 마련된 AI디지털배움센터 가운데 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중장년층을 포함해 AI와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대상으로 AI와 디지털 역량교육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2020년 디지털배움터 사업으로 시작됐는데, 올해는 AI의 생활화를 목표로 AI 역량 교육을 강화한다.

AI디지털배움센터는 강의실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다. AI 체험존 역시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를 체험하려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AI 활용법을 강의하는 강사 차성혜씨는 "디지털배움터에 들어가기 위해 추첨을 진행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면서 "어르신들이 AI 활용법에 관심이 많다. AI를 활용해 음악을 만들거나 여행 계획까지 세운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에 마련된 AI디지털배움센터 체험존에서 어르신이 이미지 생성을 체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 강서구 곰달래어르신복지센터에 마련된 AI디지털배움센터 체험존에서 어르신이 이미지 생성을 체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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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들은 어르신들도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이곳에서 AI 강의를 들은 황인직씨(84)는 "원래는 스마트폰 앱 사용법을 손주들한테 물어봤는데,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키오스크를 쓰거나 지하철 시간표를 확인하면서 생활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황태현씨(69)도 "우리 나이대는 컴맹이 많다 보니 손주들이 뭘 물어봐도 답하기가 어려웠다"면서 "AI 교육을 받아보니 재밌고 편리했다. 손주들 재롱을 숏폼 영상으로 만들어 업로드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AI디지털배움터를 늘리는 동시에 파견교육을 통해 찾아가는 교육을 확대한다. 기존 37곳이었던 AI디지털배움터 거점센터는 69곳으로 늘린다. 거점센터의 위치는 도서관, 행정복지센터 등 접근성이 좋은 곳에 꾸린다. 거점센터에 방문하기 어려운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경로당, 복지관 등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확대한다. AI 교육 프로그램도 바이브 코딩과 AI 기초 역량 등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마련한다.

'스마트경로당'서 화상체조…어르신 건강관리도 키오스크로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드림타운아파트 스마트경로당에서 원격 체조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명환 기자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드림타운아파트 스마트경로당에서 원격 체조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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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에 찾은 서울 관악구 관악드림타운아파트 경로당에서는 어르신들의 체조 수업이 한창이었지만, 체조 강사는 보이지 않았다. 강사는 경로당 중앙에 마련된 대형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배경음악에 맞춰 시범 동작을 보이고 있었다. 화면에는 강사의 모습과 함께 관악드림타운 경로당 어르신들의 화면과 다른 경로당의 화면이 함께 나왔다. 강사는 화면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세를 일일이 교정해주기도 했다.


경로당 한쪽에는 '전국 최고 모범 스마트 경로당'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이곳 관악드림타운 경로당은 스마트경로당으로 선정돼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노인 친화형 영상회의 솔루션이 설치돼 이날 진행된 체조수업뿐 아니라 노래교실, 건강교실 등 여가·복지 분야 실시간 교육도 진행된다.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도 가능하다. 경로당 방 한쪽에는 헬스케어 키오스크가 마련돼 체성분 분석기기, 혈압 측정기 등과 함께 놓였다. 헬스케어 키오스크를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 정보를 개별 분석해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영상회의 솔루션을 통해서는 보건소와 연계해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 있다. 도서산간 지역의 스마트경로당에서는 영상회의 솔루션을 통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스마트경로당으로 전환 이후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 기준 이곳의 연 이용 인원은 1700여명인데, 어르신들의 평균 만족도는 9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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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AI는 일부 전문가뿐 아니라 어르신 등 소외계층을 포함한 국민 누구나 일상에서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도구가 돼야 한다"면서 "전국 69개 AI 디지털배움터를 거점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포용적인 AI 서비스를 세심히 살펴 따뜻한 디지털 포용 선도국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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