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철강, 생존 대전환]②인니 4억평 팜유농장·우크라 곡물농장…포스코, '글로벌 식량 큰손'을 꿈꾼다
철강에서 식량으로 영역 확장
팜유·바이오연료까지 밸류체인 재편
中수출-가격·물량 통제권 확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지평선 끝까지 팜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농장이 끝없이 펼쳐진다. 차로 한참을 달려도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이곳에 포스코그룹이 보유한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분산된 농장 규모는 서울 면적의 두 배를 웃돈다. 철강사업 매출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내린 포스코그룹의 사업 재편은 자원·에너지에서 멈추지 않는다. 또 하나의 축은 식량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약 4억평 규모의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과 연 50만t의 정제 능력을 갖춘 정제공장, 그리고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을 축으로 식량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과 유통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로, 단순 트레이딩을 넘어 원료 확보부터 가공·판매까지 직접 통제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넓히는 모습이다.
실적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매출 약 8조원, 영업이익 357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3% 늘었다. 자원개발과 에너지 사업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약 32조원, 영업이익 1조165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유지했다.
식량 사업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팜 기업 삼푸르나아그로(현 PAR)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생산 기반을 키웠다. 정제 능력은 연간 50만t으로, 국내 팜 정제유 수입량의 80%를 웃도는 규모다.
팜유 판로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수뿐 아니라 중국 등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원료인 조팜유(CPO·Crude Palm Oil) 판매량도 19만t에서 55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과 정제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밸류체인 재편으로 이어진다. 종자 개발부터 영농, 착유, 정제, 바이오연료 원료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며 원료 기반 사업자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연료 수요가 늘면서 팜유 기반 바이오연료 사업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곡물 사업도 같은 방향이다. 포스코는 2019년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항에 곡물 터미널을 구축하며 조달부터 저장·수출까지 직접 수행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원산지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가격과 물량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현재 터미널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아시아향 곡물 공급 거점 역할은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를 기반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으로 공급을 확대해 왔으며, 향후 내륙 조달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팜 사업과 결합해 곡물과 식용유를 동시에 공급하는 구조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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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사업의 확장은 철강 의존도를 낮추려는 그룹 차원의 재편 흐름과 맞물려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철강 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탄소 규제 등으로 구조적인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다. 포스코 역시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사업 구조 전반에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기회가 있는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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