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칼럼]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력 과시하는 중국
AD
원본보기 아이콘

중국 정부가 중국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에 대한 메타의 20억달러 인수를 막기로 한 결정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중앙정부는 이미 해당 거래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고 이 회사 공동창업자 2명의 출국도 금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번 개입이 해외 자본 유치를 추진하는 중국 기업과 중국 투자를 검토하는 미국 기업 모두에 부담을 주는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발 더 들여다보면 이는 미중 기업 관계의 '뉴노멀'을 상징하는 사례에 가깝다. 양국 간 전략 경쟁이 격화하는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상업적 이득보다 국가안보와 기술자립이 우선되는 일이 일상화됐다는 뜻이다.

입장을 바꿔보면 이 같은 흐름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유망한 미국 AI 스타트업이 텐센트 같은 중국 빅테크에 인수되는 상황을 상정해보자. 미국은 거의 확실히 국가안보 심사를 적용하고 아마도 그 거래를 막을 것이다. 중국이 마누스에 취한 조치도 같은 논리의 연장선에 있다. 디커플링 압력과 수출통제가 거세진 시대에 양측은 국내에 핵심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사안은 이달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번 방중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거의 10년 만의 방문이다.

당초 3월 말로 예정됐던 일정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속에 연기됐다. 이란과의 핵 협상이 교착되고 미국의 군사 행동이 재개될 경우 정상회담이 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다만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추가 연기는 일정 조율을 한층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두 정상 모두 관계 안정화에 나설 필요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마누스 인수를 막은 것은 회담을 앞두고 나타난 미국의 견제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화훙반도체에 대한 일부 반도체 장비 출하를 중단했다. 아울러 이란산 원유를 처리하는 중국 정유사와 거래하는 금융기관들에 경고를 보냈다.


다만 이번 회담은 미중 관계가 장기간 안정 국면에 들어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중국이 새 5개년 계획에 착수하는 시점에 외부 압박을 덜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 지도부는 내년 말 열릴 공산당 제21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한 사전 논의도 조만간 시작할 전망이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 말, 이르면 9월 미국을 답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마이애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 간 추가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양측 모두 이번 베이징 정상회담을 순조롭게 출발시켜야 한다.


최근 미중 경제·무역 협상을 총괄하는 중국 측 최고위 인사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화상 통화를 갖고 '심도 있고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경제·무역 분야에서 서로의 우려를 적절히 해소하고 실용적 협력을 진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통화는 정상회담에서 발표할 무역·투자 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사전 조율의 일환이라고 판단된다.


그리어 대표는 이른바 '미중 무역위원회' 신설 논의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무역 불균형 문제를 다루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번 정상회담이 미국 내 비민감 분야에 대한 중국 투자를 촉진하는 '미중 투자위원회' 신설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대신 중국은 미국에 기술 수출 제한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시기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왕 부장은 양측이 다가오는 정상회담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대만 문제를 부각했다. 그는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국가이익과 직결돼 있으며 미중 관계의 최대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오랜 표현을 바꾸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기존의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보면 그 차이가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사적 승리이자 대만에 대한 압박을 한층 키우는 결과가 된다.


관건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접근법에 맞춰 충분한 유인책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달 말 열릴 정상회담에서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일 것이다. 협상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세계 양대 경제대국 사이의 무역과 투자 흐름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합의라면 그 자체로 양측은 물론 세계 경제 안정에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왕샹웨이 SCMP 칼럼니스트·SCMP 전 편집국장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China's Manus block a show of strength ahead of Xi-Trump summit'을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AD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기자가 작성하고 AI가 부분 보조한 기사입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