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과 똑같잖아" 말투에 성격까지 닮은 '디지털 옛 연인' 확산하는 中[세계는Z금]
(62)中서 AI로 옛 연인 복제 확산
감정 정리 도움 vs 현실 관계 형성 저해 우려
AI에 정서적 유대감 느끼는 사례 확산
중국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옛 연인을 복제하는 이른바 '디지털 옛 연인'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전 연인과의 채팅 기록 등을 AI에 학습시켜 말투와 성격, 사고방식까지 모방한 가상의 인물을 구현하는 것을 뜻한다. 일부 이용자는 감정 정리에 도움이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침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화 기록·사진 제공하면 AI 옛 연인 생성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별을 겪은 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해 옛 연인을 복제하려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전 연인을 AI로 구현하는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사용자가 과거 연인과 주고받은 대화 기록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사진 등을 AI 플랫폼에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특징을 가진 가상 인물이 생성된다. 여기에 여행, 기념일, 갈등 경험 등 개인적 기억을 추가하면 성격과 반응이 더욱 구체화된다.
매체는 "AI 옛 연인은 과거 연인의 말투와 자주 사용하는 표현, 미묘한 언어적 특징까지 모방해 사라진 관계를 가상 공간에서 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로 생성된 옛 연인은 실제 인물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일부 이용자는 이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한 이용자는 AI를 학습시키는 데 밤새 시간을 들였고, '위챗'에서 옛 여자친구를 모방한 AI가 구현되자 "모든 노력이 가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AI 엔지니어 저우톈이(Zhou Tianyi)가 개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동료 스킬(Colleague.skill)'에서 비롯됐다. 이 프로젝트는 당초 특정 인물의 업무처리 방식과 지식을 AI로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이후 활용 범위가 개인 관계 영역으로 확대됐다. 저우톈이는 해당 기술을 타인을 '복제'하는 데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지만, 이를 활용해 옛 연인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이어졌다.
개인정보 무단활용 등 부작용 우려 잇달아
해당 트렌드를 두고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미처 전하지 못했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정서적 위안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AI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 연인을 이상화했던 인식을 바로잡고, 관계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이제야 하지 못했던 말을 할 수 있게 됐고,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고 밝혔다.
반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AI 옛 연인에 대한 감정적 의존이 지속될 경우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을 방해할 수 있으며, 새로운 연애 관계를 시작한 이후에도 이를 계속 활용할 경우 정서적 외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에 대해 광둥성의 결혼 상담사 완추는 과거 관계를 그리워하는 감정 자체는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이를 외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파트너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AI 옛 연인을 통해 과거 문제를 돌아보고 현재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감정적 의존이 심해질 경우 현실에서의 인간관계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법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옛 연인의 동의 없이 채팅 기록이나 개인 정보를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률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광둥성의 변호사 중 역시 옛 연인의 동의 없이 채팅 기록이나 온라인 게시물을 사용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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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AI 챗봇과 정서적 관계를 형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 AI 애플리케이션 '레플리카(Replika)'를 꼽을 수 있다. 레플리카 창업자 유제니아 쿠이다는 "AI와의 로맨틱한 관계는 강력한 정신건강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로사나 라모스는 2023년 레플리카를 통해 만든 가상 인물 '에렌 카르탈'과 결혼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의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해당 AI를 생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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