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선례 그대로 유지

출생신고 시 자녀의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는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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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열린 4월 심판 선고에서 딸의 이름에 인명용 한자로 지정되지 않은 한자를 사용하려다 가족관계등록부에 한글로만 등록된 청구인이 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 위헌확인 사건에 대해 재판관 5대 4의 의견으로 이같이 밝혔다.


청구인은 딸의 이름을 '래○'로 정해 출생신고를 했으나, 담당 공무원은 '예쁠 래'자가 통상 사용되는 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족관계등록부에 이름을 한글로만 기록했다. 이에 청구인은 해당 조항이 자녀의 이름을 지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2023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아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2016년 선례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는 자녀 이름은 사회공동체 구성원이 실제로 읽고 사용하는 문자로 등록될 필요가 있고, 한자는 그 숫자가 방대하고 범위가 불분명해 사전에 범위를 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대법원이 수년마다 규칙을 개정해 인명용 한자를 꾸준히 늘려온 점도 근거로 들었다. 현재 인명용 한자는 9389자로, 이는 선례 이후 세 차례 개정을 거쳐 1000여 자 넘게 늘어난 것이다. 헌재는 개명이나 출생신고 추후 보완 신고 절차를 통한 구제 수단도 존재하고, 부모가 원하는 한자를 사적으로는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기본권 제한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재판관 4명(정정미·김복형·마은혁·오영준)은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부모는 원칙적으로 자녀의 이름에 원하는 한자를 자유로이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행정업무 전산화로 수만자의 한자를 전산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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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래 인명용 한자가 개정될 수 있다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현재의 기본권 침해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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