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 숨진 여객기 참사, 유해·잔해물 뒤섞여 '14개월 방치'…정부 "공무원 12명 문책"
정부, '12·29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해 부실 수습 경위 점검 결과' 발표
179명이 숨진 여객기 참사 유해가 잔해물과 뒤섞여 1년 넘게 장기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인명사고에도 별도 현장 매뉴얼조차 없었고, 제대로 유해를 수습하지도 않고 수색을 종료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달 12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전남과학청 과학수사대 관계자들이 무안국제공항 공항소방대 뒤편에 보관된 여객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까지 현장에서는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24점이 발견됐다. 2026.3.12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n@yna.co.kr 연합뉴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점검단)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12·29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해 부실 수습 경위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한 달 동안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국토교통부, 전남경찰청, 소방청, 전남소방본부, 군(31사단, 11공수여단) 등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점검단에 따르면 2024년 12월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한 이후 소방·경찰의 미흡한 현장 지휘·감독으로 초기 수색·수습이 불완전하게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 현장에서 수색 구역이 합리적 기준 없이 임의로 설정됐고, 수색에 투입된 인력에 관련 교육이나 구체적 지침 시달도 없었다.
특히 유해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충분한 고려 없이 수색 종료 결정이 이뤄졌다. 최초 수색을 총괄했던 전남소방본부는 현장에서 유해가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도 1차 수색 종료를 섣불리 결정했다는 것이 점검단의 판단이다. 또 2차 수색을 맡았던 전남경찰청이 2차 수색이 종료된 다음 날 유해가 추가 발견됐음을 인지하고도 추가 수색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항철위가 미수습된 유해가 포함된 잔해물을 보관·관리하는 과정에서도 관련 규정과 매뉴얼을 위반해 잔해물을 장기간 야적·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철위가 지난해 1월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을 수거해 적재하는 과정에서 유해, 유류품이 섞여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참사 희생자들의 유해가 잔해물과 뒤섞여 14개월간 방치됐다. 피해 유가족들이 잔해물을 재수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별도 조치는 없었다.
이에 점검단은 조사 결과를 소관부처에 통보하고, 업무 부적정 등이 확인된 공직자 12명에 대해 문책 등 엄정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관계기관의 부적절한 업무처리에 대해서도 시정 조치를 요구한다. 관련 제도도 정비할 예정이다.
아울러 점검단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적재된 잔해물에 보조동력장치(APU)가 있는 동체 일부가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동체를 조속히 수거해 추가 조사를 실시하도록 통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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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국조실 1차장은 "이번 점검은 현재 경찰 등 유관기관에서 진행 중인 사고 발생 원인 규명과는 별개로 희생자 유해가 장기간 미수습된 경위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며 "뒤늦은 유해 수습으로 인해 추가적인 고통을 겪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신속하게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제기된 사고 초기 유해 부실 수습과 장기 방치에 대한 의혹 해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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