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한통속" 제주도 장악한 '그들만의 룰'…"싸게 팔면 보복" 주류협회 '짬짜미' 들통
회원사에 할인율 통제 '생존가격' 강요
거래처 경쟁 제한…적발시 보복조치
제주도 내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공급 시장에서 도매업자 간 경쟁을 원천 봉쇄하고 가격을 통제해온 제주주류도매업협회(제주주류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은 구성사업자 간 거래처 확보 경쟁을 제한하고 판매가격을 통제해 이를 준수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제주주류협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억5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주 지역 종합주류도매업 면허를 가진 22개 사업자 전원이 가입된 단체의 불공정행위를 적발해 시정한 것이다.
제주주류협회는 2018년 3월 '거래정상화협의회 시행규칙'을 제정해 구성사업자가 기존에 확보한 거래처를 서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시행규칙에는 "기존 거래처는 여하한 경우에도 침범해서는 안 되며 순수하게 신규 발생 거래처에 대해서만 영업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문화했다.
특히 협회는 2023년 6월 '분쟁조정지침'을 통해 위반 업체에 대한 제재를 구체화했다. 다른 회원사의 거래처를 뺏어온 사실이 적발되면 해당 위반업체의 업소를 일정 기간 다른 회원사들에 개방해 다시 뺏어오게 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시행하며 구성사업자들의 영업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했다.
판매가격에 대한 통제도 치밀했다. 협회는 출고가격에 27.5~30%의 마진율을 더한 금액을 '정상가격'으로 정하고, 소매점에 대여금 등 지원이 없는 경우 할인율을 '정상가격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이른바 '생존가격' 준수를 강요했다.
협회는 이사회와 실무자 회의 등을 통해 "생존가격 파괴는 업계 공멸로 가는 길"이라며 제값 받기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2020년 1월에는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할인율 상한을 결정하고 이를 시행함으로써 소매점에 공급되는 주류 가격의 하락을 인위적으로 차단했다.
제주 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외부 도매업자의 진입이 어렵고 운반비 등 물류비용 부담으로 인해 지역 내 22개 도매업자가 시장을 분점하고 있다. 협회는 이러한 폐쇄적 시장 구조를 악용해 사실상 모든 구성사업자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며 경쟁을 잠재웠다.
공정위는 협회의 거래처 확보 경쟁 제한 행위에 2200억원, 판매가격 제한 행위에 2억3400만 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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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제주 지역민과 국내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소주, 맥주 등의 공급가격 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생 물가에 영향을 주는 상품 시장의 불공정행위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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