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섭단체 의원 만난 李 "외교·안보 대외 문제서 자해적 행위…공적 입장 가지길"
비교섭단체 의원들과 靑 오찬
"아쉽게도 우리 안에 그런 요소 조금 남아"
"정치는 본질적으로 남의 일을 대신하는 것"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다른 나라의 사례를 봐도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라 다투더라도, 외교·안보 등 대외 문제에서 자해적 행위를 하는 경우는 찾기가 쉽지 않다"며 "아쉽게도 우리 안에는 그런 요소들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대외 여건 악화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등 야권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외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최근의 대외적 상황이 매우 안 좋다"며 "국내 상황도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그것은 우리 자체의 힘으로 이겨나갈 수 있는데, 대외 환경이 악화되는 문제는 사실 우리만의 힘으로는 쉽지가 않다"고 했다. 이어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특히 국내에서의 대외 관계에 있어서는 입장을 공적으로 가져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해당 발언 직후 "여기 계신 분들이 그런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다"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의 통합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가 통합의 역량을 발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실 것 같다"며 "물론 그중에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저도 노력할 테니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힘을 모아서 대내외적인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잘 이겨내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라고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남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라며 "각자의 정치적 신념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국가나 국민들의 더 나은 삶과 미래"라고 했다.
또 "정치에서는 넓은 시야가 정말로 필요하다"며 "작은 차이들이 있고 각자의 이익도 있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떤 게 더 나은지를 고민하고 누가 더 잘하나를 경쟁해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게 진정한 정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사회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조정식 정무특보, 홍익표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를 우리의 정부로, 대통령님을 우리의 대통령으로 생각한다"며 정부의 경제 성과를 평가했다. 이어 고유가와 물가 부담을 언급하며 "화석연료 수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에너지 안보의 구조적 취약성도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서 원내대표는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등 지역 통합 문제와 관련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평택 등 안보상 희생을 감내한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안정적 지원 체계 마련을 건의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부동산 정상화와 노조법 개정안의 현장 안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가지신 데 깊이 공감한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초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 현실화,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과다 보유 문제 등을 언급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월세 시장 불안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임차인 권리 보장 방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노조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노동위원회에 넘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남·광주 통합 예산 지원 문제와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를 건의했다. 천 원내대표는 전남·광주 통합 관련 필수 예산 573억원이 추경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고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주요 5극3특 어젠다로 추진한 것인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결혼 비용은 알아서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또 "일선 선생님들이 민원을 받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민원 처리 시스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선생님들이 경찰서와 법원에 불려 다닐 필요가 없게 하는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를 추진해달라"고 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겸 원내대표는 쿠팡 문제, 홈플러스 사태, AI 전환에 따른 일자리 불안, 노조법 2·3조 개정 후속 조치, 개헌 논의 등을 폭넓게 제기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필요한 의제나 정책 과제들이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관계 부처의 적극행정을 주문했다. 쿠팡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것뿐 아니라 소상공인 갑질 문제와 노동권 훼손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온라인 플랫폼 환경 정상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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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각 당 대표들의 발언을 들은 뒤 "소수 야당 소속 의원 여러분을 이제서야 뵙게 돼 아쉽다"며 "이런 시간을 좀 더 가져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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