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기업 지위 활용해 자금 대출
본인 소유 다른 회사에도 구제 금융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기업에서 개인적으로 수천억 원을 빌리는가 하면 자신의 다른 회사에 자금을 융통해준 등의 사실이 드러났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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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기업 내부 자료와 관계자 증언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머스크가 2018~2020년 총 세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에서 5억달러(약 7388억원)를 빌렸다고 밝혔다.

금리는 1% 미만일 때도 있었고, 약 3%로 책정되기도 했다. 당시 시중은행의 우대금리가 5%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린 것이다. 담보는 스페이스X 주식이었으며, 상환 기간은 10년이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이 대출은 CEO를 위해 특별히 실행된 것이었다. 승인 주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는 2021년 말 대출금과 이자 1400만달러(약 206억 8500만원)를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적인 대출뿐만 아니라 머스크는 자신의 다른 회사에서 현금이 바닥났을 때도 스페이스X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테슬라(전기차 업체) ▲솔라시티(머스크가 대주주인 태양광 에너지 기업) ▲xAI(인공지능 벤처기업) 모두 스페이스X에서 돈을 빌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테슬라가 위험에 직면하자 스페이스X에서 2000만달러(약 295억 5000만원)를 빌렸고, 2015년에는 부도 위험이 크다는 경고를 받은 솔라시티 회사채를 스페이스X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2억 5000만달러(약 3693억 7500만원)를 조달했다. 가장 최근에는 스페이스X가 xAI를 인수했다.


NYT는 해당 행위를 두고 비상장 기업 세계에서도 '이례적 수준'이라며 "머스크는 1억 달러가 필요할 때 은행에 전화하는 대신 스페이스X를 찾았다. 지난 20년간 스페이스X를 마치 돼지저금통처럼 사용해왔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볼더 캠퍼스 립턴 앤 미 콜로라도대 교수도 "이해 충돌이 있는 거래"라며 "여러 기업을 경영하는 인물에게 투자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자신의 기업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의 기업을 지원하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스페이스X가 테슬라의 고가 픽업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 1279대를 사들여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해당 방식은 스페이스X가 비상장사였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가 오는 6월 상장을 앞둔 만큼 앞으로는 이와 같은 방식을 활용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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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시장에서 기업 가치가 1조7500억~2조달러(약 2584조~2953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장이 성사될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전망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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