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를 '도니랜드'로 바꾼다는 우크라…트럼프 관심 돌릴까[시사쇼]
트럼프 중재 이끌어내려는 고육지책
유럽 전역에 美 나토 탈퇴 우려 확산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격전지인 돈바스 지역의 명칭을 ‘도니랜드(Donnyland)’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소 가볍고 기발하게 들릴 수 있는 이 제안은 실제로는 전황 악화와 외교적 고립을 타개하려는 절박한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이름에서 따온 '도니랜드'…美 중재 끌어내려는 전략
‘도니랜드’라는 표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에서 착안한 것으로, 상징적으로 ‘트럼프의 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유도하고,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를 끌어내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아이디어는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을 담당하는 우크라이나 내부 협상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사회 주요 이슈에서 점차 밀려난 상태다. 특히 이란을 둘러싼 전쟁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외교적 관심이 중동으로 이동했고, 그 여파로 우크라이나 문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다시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고 협상 판을 움직이기 위한 상징적 카드로 ‘도니랜드’라는 명칭을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인공지능을 활용해 ‘도니랜드’ 국기까지 제작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화제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을 겨냥한 전략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자신의 이름을 건물, 정책, 브랜드 등에 붙이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특징을 외교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현재 전황은 교착 상태지만, 전쟁의 흐름은 점차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시장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는 막대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자 러시아산 원유의 가치가 상승했고, 이를 통해 러시아는 대규모 전쟁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지원이 점차 줄어들면서 유럽의 재정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장기전으로 갈수록 전력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니랜드 구상에도 유럽 안보 발빼려는 트럼프…나토 탈퇴 우려
핵심 쟁점은 돈바스 지역이다. 현재 러시아가 약 75%를 장악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나머지 25%를 방어하고 있다. 이 25% 지역은 단순한 영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크라이나 국토 대부분이 평지인 상황에서 이 지역은 주요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지역을 상실할 경우 수도 키이우까지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는 돈바스 전체를 넘기면 휴전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조속한 종전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협상에서 사실상 배제한 채 러시아와 직접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 협상단은 러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우크라이나에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니랜드’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을 유도하기 위한 우회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피로감과 비판 여론이 존재하는 만큼,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이 갈등은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유럽에서 군사적 역할을 축소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인 NATO를 중심으로 한 기존 안보 체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 국가들은 자체적인 방위 전략 강화와 병력 확충, 심지어 핵 억지력 재배치까지 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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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랜드’라는 이름은 겉보기에는 가볍고 이색적인 발상이지만, 그 배경에는 전쟁 장기화와 외교적 고립 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절박한 현실이 담겨 있다. 이름 하나까지 전략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은 현재 국제 정치의 냉혹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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