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표류 도심물류]④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건축설계
우선협상대상 희림과 소송
1심, 하림산업·희림 주장 모두 '기각'

하림그룹이 추진 중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양재 물류단지) 개발사업이 서울시 건축 심의에서 제동이 걸린 가운데 당초 설계를 맡긴 건축사무소와 40억원대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림은 지난해 양재 물류단지 사업계획안을 한 차례 변경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서울시로부터 '전면 재설계' 수준의 수정 지적을 받고 재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사업은 인허가를 둘러싼 법적 다툼과 빈번한 설계 변경까지 겹치면서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하림지주 하림지주 close 증권정보 003380 KOSDAQ 현재가 12,190 전일대비 410 등락률 -3.25% 거래량 1,444,563 전일가 12,600 2026.05.12 15:04 기준 관련기사 [10년 표류 도심물류]⑥땅값만 4배 뛰었다…개발 이익은 어디로? [10년 표류 도심물류]⑤첫 삽도 뜨기 전에 1兆 대출…유동성 '빨간불' [단독]임대주택 서향 배치한 하림…양재 물류단지 66개 항목 '무더기 수정' 자회사인 하림산업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는 약 45억원 규모의 설계용역비 청구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법원은 하림산업과 희림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지만, 양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해 현재 서울고법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단독]"설계용역비 45억원 떼였다" 소송까지…양재 물류단지 오락가락 사업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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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2020년 12월 양재 물류단지 건축 설계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희림을 지정했다. 희림은 당초 하림산업에 364억원의 설계용역비를 제안했다. 이후 희림은 2021년 4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설계계획안과 기본계획안을 수정·보완하고 설계 부분에서 해외설계사를 선정하는 국제공모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뒤 하림산업에 설계용역비를 460여억원으로 올렸다.


이에 하림산업은 희림과 용역비 규모와 용역비와 용적률의 연동 여부 등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다 최종 계약 체결이 결렬됐다.

희림은 양재 물류단지 설계용역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지만, 하림산업을 위해 설계 업무를 수행했다며 보수 중 일부와 지연손해금인 약 45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림산업은 희림이 "협상을 부당하게 파기했다"면서 사업부지 구입을 위해 조달한 자금의 이자와 국제공모 관련 비용 등 손해액 총 3억7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조중래)는 지난해 7월 하림산업과 희림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희림이 설계계획안 등을 작성하거나 국제공모에 관한 업무를 수행한 것은 하림산업과의 용역계약 체결을 위한 준비행위 내지는 그 과정에서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행위로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희림과 하림산업이 용역비는 물론, 해외설계사의 용역 범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희림이 하림산업과의 협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주장도 설계용역계약 체결을 위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종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해당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계약 체결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불과하므로 희림이 이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단독]"설계용역비 45억원 떼였다" 소송까지…양재 물류단지 오락가락 사업계획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하림그룹은 양재 물류단지 부지를 매입한 이후 서울시와 용적률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착공이 지연되다, 2024년 지상 58층 규모의 물류·주거·상업 복합단지 조성안이 최종 승인됐다. 하지만 하림산업은 지난해 공사비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전면 지하로 계획했던 물류 차량 주차장 및 주거용 주차장 일부를 지상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올 들어선 하림이 제출한 사업계획안이 서울시 검축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목표였던 착공 일정은 불투명해졌으며 준공도 203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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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설계 변경과 빈번한 소송에 따라 관련 비용도 급증했다.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급수수료는 2024년 31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으로 뛰었다. 지급수수료는 기업이 외부에서 용역(서비스)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으로,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와 자문 비용, 법률·회계 서비스, 특허 사용료 등이 포함된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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