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베트남 국빈 방문 성과 발표
정부·기관 간 원전·에너지·인프라 MOU 등 12건 체결
李대통령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역량을 모아 미래 설계해야"
원전 협력, 베트남 측 요청을 이뤄져…질적 협력 토대
'삼성 파업 가능성'엔 "대화 통해 해결되길"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경제협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맞았다. 양국은 인프라·원전·인공지능(AI) 등 12건의 정부·기관 간 협력 문건을 비롯해 에너지·K소비재를 아우르는 74건의 민간 기업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원전 협력의 경우 한국 측 제안이 아니라 베트남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양국 협력이 미래 첨단산업과 핵심 인프라를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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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3일 오후(현지시간)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뒤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국빈 방문은 미래 첨단산업 성장과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원전·에너지·인프라 협력의 좋은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포럼에 앞서 열린 사전 간담회에는 이 대통령과 레 민 흥 베트남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기업인 13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AI 데이터센터와 안정적 전력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LNG 사업을 발판으로 베트남 AI 산업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베트남의 성공이 곧 삼성의 성공"이라며 현지 첨단기술 생태계와 인재 양성에 대한 지원 의지를 나타냈다. 구광모 LG 회장은 가전을 넘어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혁신 분야에서의 역할 확대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해커톤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AI 인재 양성과 기술 이전 협력 강화를 각각 제시했다.

아울러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식품에서 유통·호텔·화학으로 넓어진 현지 사업 기반을 토대로 협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허태수 GS 회장은 도시개발과 스마트시티, 데이터센터 분야 진출 구상을 소개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사업을 언급하며 고속철도와 원전 같은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드러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AI 시대의 핵심은 안정적 전력 공급이라며 신규 원전 건설의 적임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전기차용 2차전지 소재 공장 추진 계획을,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선박과 생산능력 확대 투자를, 성킴 현대차 사장은 현지 합작 생산과 사회공헌 확대 의지를 각각 밝혔다.


베트남 기업들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 FPT는 AI, 반도체, 사이버안보, 무인항공기 등 분야 공동연구를 위한 전략기술센터 설립을 양국 정상에게 건의했다. 이에 레 민 흥 총리는 반도체, AI, 디지털, 부품·소재, 인력양성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업들이 빠르고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문제가 있으면 즉시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FPT가 제안한 첨단기술 협력위원회 설립 구상에 대해서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가 있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세계 질서가 혼란스럽고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각자의 역량을 모아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한·베 비즈니스 포럼서 기업 간 MOU 74건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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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열린 비즈니스포럼에는 양국 주요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실장은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첨단산업과 에너지, 인프라, K소비재를 아우르는 74건의 MOU가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베트남 순방의 대표적 경제 성과로 원전 협력을 꼽았다. 그는 "어제 정상회담 계기 MOU 교환식에서 원전 분야 MOU 2건이 체결됐다"며 "지난해 8월 또 럼 당서기장 방한 때 체결된 원전 인력양성 협력이 한국 측 요청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베트남 측 요청에 따라 원전 개발 협력과 금융 협력 MOU가 이뤄졌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에너지 공기업들은 신규 원전 건설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원전 공급망 구축 협력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도 관련 금융 지원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다.


대형 인프라 분야 성과도 나왔다. 김 실장은 "이번 국빈 방문은 베트남의 철도·신도시 건설 등 초대형 국책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날 포럼에서 국내 기업이 호찌민시와 3억3000만달러 규모의 도시철도 차량 관련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점도 소개했다.


아울러 김 실장은 양국 경제 관계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연간 교역 규모 2000억 달러 도약도 머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에게 3위 교역 상대국이며, 지난해 교역액은 역대 최대인 946억달러를 기록했다"며 "이런 추세라면 1000억 달러를 넘어 2000억 달러로의 도약도 아주 먼 미래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30여년간 한국과 베트남은 세계가 주목하는 성공적 경제협력 사례를 만들어 왔다"며 "이제는 안정적 관계를 바탕으로 함께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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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실장은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투쟁 결의대회와 관련해 "슬기롭게 잘 대화로 해결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거나,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따로 언급하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비서실장 주재 일일 상황 점검 안건 보고 논의를 봤다"며 "아직 노사가 극한으로 가는 단계가 아니라서 잘 해결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하노이(베트남)=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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