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표류 도심물류]③
서울시 건축위 심의의결서 뜯어보니
하림그룹 수익사업 전면 재수정 불가피

[단독]임대주택 서향 배치한 하림…양재 물류단지 66개 항목 '무더기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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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추진 중인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양재 물류단지)' 개발 사업은 서울시 건축 심의 과정에서 66개 항목에 대해 변경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심의는 건축허가 전, 전문가들이 건물의 배치와 경관, 구조안전,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시 미관과 공공성을 높이는 사전 절차로, 이처럼 무더기 수정 요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물류단지 인허가를 둘러싼 양측 간 갈등이 10년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건축위는 지난 3월17일 하림산업이 제출한 양재 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해 '재심 의결'을 결정했다. 재심 의결은 건축위 심의 지적 사항이 중대한 재계획이 필요한 경우 내려지는 절차로, 지적 사항을 수정해 건축계획에 반영한 뒤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림지주 하림지주 close 증권정보 003380 KOSDAQ 현재가 12,840 전일대비 70 등락률 +0.55% 거래량 973,686 전일가 12,770 2026.05.08 15:30 기준 관련기사 [단독]"내 땅 넘어 오지마" 10년째 첫삽도 못 떠…재벌家 전쟁터로 변한 양재 물류단지 김홍국 M&A 본능 '꿈틀'…'슈퍼마켓 재도전' 하림, 홈플러스SSM 인수 자금은? 홈플러스 급한불 끄나…하림그룹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우선협상자로 자회사인 하림산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일대에 첨단물류시설과 업무·상업시설, 주거시설(아파트 998가구와 오피스텔 972실)이 결합한 대규모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사업비만 6조8000억원에 달한다.


하림산업이 제출한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평면도 재구성. 아시아경제 이영우 기자

하림산업이 제출한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평면도 재구성. 아시아경제 이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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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위 심의의결조서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하림산업이 제출한 사업계획을 건축부터 경관까지 설계 전반의 개선점을 지적했다.

특히 하림산업이 공공기여로 내놓은 임대주택을 서향에 집중 배치한 것에 대해 수정을 지시했다. 양재 물류단지는 정부의 공공개발 사업인 만큼 전체 토지가액의 25%가량을 공공기여로 기부해야 한다. 하림산업은 사업계획에 경부간선도로 재구화 사업비 등 공공기여금(2804억원)과 연구개발(R&D) 시설(1000억원)과 함께 264억원 규모의 공공임대주택 45세대(84㎡)를 공공기여로 반영했는데, 임대주택을 서향으로 배치한 것이다. 서향은 오후 햇빛이 강해 겨울 난방에 유리하지만, 여름에 실내 온도가 상승하는 단점이 있다.


또 과도한 건물 매스(건물의 전체적인 형태)를 재검토해 변경할 것을 주문했다. 주변 도시 맥락과 스케일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했다. 건축위는 "건물 포디움(podium·저층부를 구성하는 기단부)이 17층 높이로 형성됐고, 대상지 4면에 대해 250~300m의 긴 장벽 형태가 적용돼 상부 고층부 매스 및 공동주택이 거대 매스가 되지 않도록 재계획을 바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스카이브리지를 삭제하고, 공동주택 동수 조정과 포디움 분절 계획 등을 요구했다. 또 테라스하우스는 테라스 기능이 부족하고 영구적으로 빛이 닿지 않는 영구 음영이 발생하는 만큼 삭제하라고 했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조감도. 서울시 제공.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조감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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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대주택 서향 배치한 하림…양재 물류단지 66개 항목 '무더기 수정' 원본보기 아이콘

아울러 회차가 불가능한 공동주택 주차장도 회전형으로 구성하고, 기존 설계에서 공동주택 코어 비상 계단실에 외부로 난 창이 없어 화재 시 연기 배출을 전적으로 기계식 제연설비에만 의존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외부 창 설치 방법을 모색하라고도 했다.


하림은 전체 6조8000억원가량 중 절반 이상(56%)을 분양수익(3조8694억원)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인데, 수익 사업의 핵심인 주거시설의 전면 재설계가 불가피해졌다.


양재 물류단지 설계를 맡은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는 최근 서초구청에 수정·보완 설계도를 제출했다. 다만 주무 부서인 서울시 건축기획과의 1차 확인 작업을 거쳐 건축위 회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건축위 심의가 곧바로 열리지 못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건축 심의를 통과하더라도 본격적인 착공까지는 서초구청의 허가와 서울시의 실시·구조·굴토 심의 단계를 거치는데, 각 심의에서 재심의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60여개 항목에서 수정·보완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재심의 결정이 난 사안을 또다시 심의에 올리는 경우, 몇 차례에 걸쳐 수정과 보완 작업이 오가야 해서 올해 안에 착공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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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측은 "양재 물류단지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사업이고 개발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심정으로 완성도를 계속 높여서 가장 이른 시일 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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