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가 이상하다"…'우승을 위해서라면'
프로 골퍼들의 서로 다른 퍼팅 라인 읽는 법
피츠패트릭, 그린에 엎드려 잔디결 파악
이미향, 손가락 이용 에임 포인트 익스프레스
히메네스, 퍼터 들고 그린 수평 측정
그린 위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각자의 방식으로 길을 찾을 뿐이다. 투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눈을 최대한 낮추고, 누군가는 손가락을 들어 각도를 재며, 또 다른 이는 발끝의 감각에 의지한다. 같은 퍼트를 앞두고도 전혀 다른 해법을 꺼내드는 이유다.
최근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은 매트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다. 그는 지난 19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인 RBC 헤리티지에서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일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같은 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피츠패트릭의 무기는 독특한 그린 공략법이다. 그는 바닥에 엎드려 퍼팅 라인을 읽는다. 낮은 시선에서 보면 잔디결이 더 또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순결은 흐릿하게, 역결은 그림자처럼 진하게 보인다. 이 자세 덕분에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연장 첫 홀에서도 같은 루틴을 반복한 뒤, 약 13.4피트(약 4.0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역시 엎드려 라인을 읽는 자세로 유명하다. 몸을 낮출수록 경사가 더 분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잔디결까지 고려해 스트로크 강도를 조절한다. 빠른 그린일수록 이 차이는 더욱 크게 작용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이미향은 손가락으로 그린을 읽는다.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 방식이다. 홀을 기준으로 손가락을 들어 경사를 가늠하고, 그 개수에 따라 목표 지점을 설정한다. 공이 휘어지는 변곡점을 찾는 데 효과적이다. 그는 이 방법을 바탕으로 지난달 블루베이 LPGA에서 통산 3승을 달성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3승을 쌓은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발바닥 감각을 활용한다. 양발로 서서 경사를 느끼는 방식이다. 체중이 자연스럽게 낮은 쪽으로 쏠리는 점을 이용해 미세한 경사까지 구분한다. 반복 훈련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 사례다.
PGA 투어 챔피언스(시니어)에서 17승을 기록한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퍼터를 이용해 수평을 확인한다. 퍼터를 아래로 늘어뜨려 추처럼 만든 뒤, 샤프트와 홀의 위치 관계로 경사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시야를 좁히는 방법을 선호한다. 모자챙을 구부려 주변 시야를 차단하는 '터널 효과'를 활용해 공과 홀 사이 경로에 집중한다. 복잡한 기술 없이도 실전에 적용하기 쉬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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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린 위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선택이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읽고, 그 판단을 끝까지 믿는 것. 그것이 퍼트를 완성하는 마지막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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