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쥐약 이유식' 협박범 있었다…"35억원 내놔"
제조사, 협박 이메일 뒤늦게 확인해
'독성물질' 이유식 섭취 사례는 없어
식약처 "국내 정식 수입 사례 없다"
오스트리아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된 이유식에서 쥐약 성분이 검출돼 당국이 수사 중인 가운데 제조사가 거액을 요구하는 협박 이메일을 지난달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일간 프레세에 따르면 독일의 프리미엄 유기농 이유식 업체 힙(HiPP)은 지난달 27일 200만유로(34억6000만원)를 보내라는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 해당 이메일에는 이달 2일까지 이 돈을 송금하지 않으면 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주 아이젠슈타트의 슈퍼마켓 인터스파 매장, 체코 브르노와 슬로바키아 두나이스카스트레다의 테스코 매장에 독성 물질을 넣은 이유식 병을 2개씩 갖다 놓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힙은 협박 메일을 이달 16일에야 확인했는데 지난 17일부터 아이젠슈타트와 브르노의 슈퍼마켓에서 쥐약 성분 등 독성 물질이 들어간 이유식 유리병이 2개씩 발견됐다. 힙 본사가 있는 독일 바이에른주 수사당국은 관련 자료를 오스트리아에 전달했다. 오스트리아 검찰은 고의적 공공안전위협 혐의로 수사를 시작했으나 협박 편지 등 수사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과 체코·슬로바키아 당국도 각각 수사 중이다.
문제가 된 제품은 '당근과 감자' 190g이다. 해당 제품은 유리병이라 정상적인 제품은 열 때 딸깍 소리가 나는데 쥐약 성분이 들어간 걸로 의심되는 제품은 병 바닥에 빨간 원이 있는 흰 스티커가 붙어있고 열 때 딸깍 소리가 나지 않는다. 힙은 1899년 창업한 가족기업으로, 분유·이유식·유아식을 주로 만든다. 유럽에서는 고급 이유식 브랜드로 매우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일부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힙은 보건당국 리콜 명령에 따라 인터스파와 유로스파 등 오스트리아 내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 드럭스토어 DM도 오스트리아 매장에서 자발적으로 리콜에 들어갔다.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에 따르면 이유식 병에 들어있는 독성 물질의 주성분은 쥐약에 쓰이는 브로마디올론이다. 이 성분은 비타민 K 작용을 막아서 혈액 응고를 방해하고 내부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사람이 섭취할 경우 초기에는 약간의 피로감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며칠이 지나면 잇몸 출혈, 코피, 혈뇨·혈변, 멍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심하면 위장관 출혈, 뇌출혈을 일으키게 되고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치료법은 비타민 K를 고용량으로 투여하거나 수혈을 받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보건식품안전청은 "병뚜껑이 이미 열린 적 있는지, 열 때 딸깍 소리가 확실히 나는지 확인하고 냄새도 맡아보라"고 당부했다.
쥐약 성분이 든 이유식을 실제로 먹은 사례는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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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이유식은 국내에 정식 수입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가 해외직구로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가능성에 대비해 온라인 플랫폼사와 인터넷 구매대행 영업자에게 해당 제품의 온라인 판매와 구매대행 금지가 권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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