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는 게 내 계좌였구나" 화들짝…"너희 종목 감시 중" 美개미 협박하는 '이 남자'
美 개미 협박하는 이란 국회의장
유창한 투자 용어 섞어가며 투자자 조롱
"석유 등 핵심 상품, 이미 전쟁의 일부"
"지금 가격을 즐겨두세요. '봉쇄'가 이어지면 휘발유 리터당 7000원도 그리워질 겁니다.", "당신들 포트폴리오는 우리가 감시 중입니다."
이란의 대미(對美) 강경파 정치인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자신의 엑스(X) 계정에 남긴 글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대신 조롱의 화살을 미국 소비자,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리는 남다른 협상 전략을 구사해 주목받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20일(현지시간) 공식 엑스 계정을 통해 "석유를 전자적으로 거래하는 바이브 매매는 미 국채 10년물로 헤지(hedge·분산투자)하려는 것과 같다"며 "호르무즈 위기로 인한 주가 하락을 10년물로 헤지하고 싶겠지만, 석유는 진짜 현실에 존재하고 당신들 10년물은 끝까지 가짜"라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이후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이 격화하자, 이에 대응해 안전 자산인 미 국채를 매입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을 조롱한 것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초부터 적극적으로 저항 의지를 내비친 인물이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우주항공군에서 복무한 군인 출신이며, 이란 내에선 강경파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또한 그는 다른 이란 정치인들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미국 소비자·투자자들을 겨냥해 협박한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미국 주유소 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사진을 게재하며 "지금 기름값이 5달러(약 7000원)일 때 즐겨두라"며 "이른바 봉쇄가 지속되면 지금 가격도 그리워질 테니까"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란 공습을 앞두고 미국 선물 시장에서 석유 가격이 급등하고 증시가 폭락했을 때는 "장전(Pre-market) 뉴스는 그저 차익 실현을 위한 신호다. 기본적으로 이는 역 지표(reverse indicator)"라며 "반대로 하라. 가격이 오르면 공매도하고, 가격이 내려갈 때 매수하라"고 '투자 조언'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미국 국채는 이란인의 피로 물들었다"며 "우리는 당신들의 포트폴리오를 감시한다. 이건 마지막 경고"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해외 누리꾼들은 "이란 정치인한테 투자 조언을 받는 시대가 올 줄은 몰랐다", "어지간한 미국인 트레이더보다 투자 용어를 잘 쓰는 것 같다", "이란이 노리는 게 항공모함이 아니라 내 계좌였구나"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극장서 다들 하나씩 들고 다니니 "나도 살래" 품절...
전문가들은 갈리바프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도망친다)'를 노리고 있다며 분석했다. 제이돈 알키나니 아랍 전망 연구소 분석가는 아랍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사업가 출신 대통령의 압력 점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와 같은 핵심 상품은 이미 전쟁의 일부가 됐으며, 갈리바프는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