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인도 방문 앞서 현지 언론과 서면 인터뷰
"국제 무대서 함께 노력"…AI·방산·공급망 등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
동포 간담회서 "한·인도, 다른 차원으로 발전"
20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2030년 교역 규모 500억달러로 확대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 보장에 공동 대응 의지를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한·인도 관계를 무역·방위산업·인공지능(AI)·조선·핵심 광물까지 포괄하는 전략 협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인도의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자립 인도)' 구상을 적극 지원하는 차원에서 K9 자주포 사업 등 방산 분야에서 공동 기술개발·공동생산·운용 및 유지보수 분야 협력을 논의하겠다고도 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뉴델리 한 호텔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뉴델리 한 호텔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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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도 유력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가 공개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인도가 중동산 원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만큼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핵심 해상 교통로의 안전 확보가 양국 모두에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인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선박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도록 관련 국제무대에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 직전에 이뤄졌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서는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 협력 틀을 넘어 AI·디지털 기술, 조선, 금융, 방산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구상이다. 인도와 한국의 산업 구조가 상호보완적인 만큼 제도 개선과 전략 산업 협력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이 대통령은 AI 분야와 관련해 "어느 국가의 힘이든 AI와 반도체에 달려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제조 역량이 인도의 소프트웨어 및 우수한 인재 풀과 결합한다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마하트마 간디가 '인간성이 없는 과학'을 일곱 가지 사회악 중 하나로 꼽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생각은 인간성 없는 AI의 개념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이번 방문 기간 양자 산업 협력 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비즈니스 환경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복잡한 행정 절차와 규제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인도의 '아트마니르바르 바라트' 기조에 맞춘 협력 확대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술 협력과 공동생산, 운용·정비 분야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K9 '바지라(Vajra)' 자주포의 인도 현지 생산 사례를 양국 방산 협력의 대표 모델로 거론했다. 양국은 지난해 4월에 체결된 바지라 2단계 계약에 따라 K9 바지라 자주포 생산의 60% 이상을 인도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핵심 광물과 공급망 협력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낮추는 공급망 재편이 경제 안보의 핵심 과제가 된 상황"이라며 자원과 시장을 가진 인도와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이 상호보완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조선 분야 역시 협력 확대 여지가 큰 전략 산업으로 꼽았다.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의 연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구상(IPOI) 참여 의사를 밝히며 "양국이 해양안보와 공급망 안정, 전략산업 협력을 함께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안보와 경제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 동포 만난 李 "정상회담 계기, 양국 관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델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만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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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19일) 뉴델리 시내 한 호텔에서 동포들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의 관계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의 여파 속에서 공급망 불안정과 글로벌 경제위기가 상시화되는 만큼 양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양국이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기대만큼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양국 관계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에 대해 단순한 소비시장이 아닌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을 이끄는 핵심 국가가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관계가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교류가 크게 확장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도착 직후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부 장관과 접견한 사실을 알리며 "양국 협력 관계가 상당히 오래 정체돼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앞으로 양국 관계를 지금과 완전히 다르게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최인훈 작가가 발표한 장편소설 '광장'을 언급하고 "한반도에서 살아가다가 남북 분단의 비극 속에 제3국을 통한 사람들의 얘기가 나온다"며 "남북 동포가 함께 살아가는 인도의 교민 사회는 우리 한반도가 만들어 가야 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인도 한인 1세대 분들이 얼마나 많은 고난과 희생을 치렀겠느냐"라면서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이제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대한민국에서는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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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각) 뉴델리 팔람 공군기지에 도착해 영접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현지시각) 뉴델리 팔람 공군기지에 도착해 영접 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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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나렌드라 모디 인동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은 인도 정부가 준비한 공식 환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소인수회담, 확대회담에 나선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500억달러로 확대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메시지도 낼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관련해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총리 주최 오찬 이후 이 대통령은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드로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 참석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인도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뉴델리(인도)=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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