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흔들린 걸프 자금줄…UAE도 美에 '달러 SOS' 타진설(종합)
WSJ, 미 정부 관계자 인용 보도
UAE, 사모 채권 시장서도 6兆 조달
바레인도 UAE와 통화스와프 체결
'오일머니 부국' 아랍에미리트(UAE)마저 미국에 달러 지원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경우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선제 조치다.
2015년 12월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지역에 위치한 해안가 전경. UAE는 지난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이란의 드론 공습 등에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UAE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등과 통화 스와프 라인 등 금융 안전망 구축 가능성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공식 요청이 아닌 '예방 차원의 검토'로 알려졌다. 전쟁에 따른 충격으로 UAE는 외환보유액 감소, 자본 유출, 증시 변동성 확대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UAE 측은 달러가 부족해질 경우 위안화 등 다른 통화를 원유 거래에 사용할 수밖에 없을 수 있다는 점도, 미국 측에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에 이어 UAE도 위안화를 달러 결제에 활용할 경우 달러 위상을 흔들 수도 있다.
UAE는 이미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등이 주선한 사모 방식 채권 발행을 통해 약 4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충격에 대비해 현금 방어력을 높인 것이다.
전쟁으로 경제적 내상을 입은 국가는 UAE뿐만이 아니다. 인접국인 바레인은 이번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원유 수출길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데다, 알루미늄 제련소 등 핵심 시설이 공격을 받으며 수출과 재정이 동시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10일 바레인은 최근 UAE와 200억디르함(약 54억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를 체결해 긴급 유동성을 지원받았다고 카타르 기반 매체 뉴아랍닷컴은 전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는 이번 양국 간 통화 스와프 라인 마련을 두고 "위기 대응이라기보다는 정부 재정을 보강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이번 중동전쟁에서 바레인의 사회 불안 발생을 막는 것을 우선 과제로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역사상 가장 심각한 원유 공급 충격'으로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 차질과 에너지 인프라 피해가 겹치며 산유국 경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 이란의 공습으로 석유 생산기지가 다수 파괴된 상태에서 각국의 재정난은 쉽게 해결되긴 힘들 전망이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알자단 재무장관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해 "유조선 운항 일정 재조정과 공급망 정상화에는 최소 6월 말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빠른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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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란의 대형 화물선 '투스카'호 관련 미군의 무력 제재를 계기로 양국 휴전 협상도 미궁에 빠졌다.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를 돌파하려던 이란 화물선이 미 해군에 나포되자, 이란군은 드론을 이용한 보복 공격을 취했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2주를 하루 앞둔 20일 저녁 2차 휴전 협정에 임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 충돌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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