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품 홍보 위해 사람 모으려다
"사기" 신고 받고 경찰 출동
봉투 3장씩 나눠주고 마무리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주민 수십명이 몰려 경찰까지 충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조사 결과 쓰레기봉투를 미끼로 사람을 모아 농산품을 홍보하려고 벌인 일이었는데, 방송을 듣고 십여분 만에 수십명의 주민이 모여 이란 사태 장기화에 따른 쓰레기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A 공원 입구에서 경찰이 한 남성을 상대로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최석진 기자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A 공원 입구에서 경찰이 한 남성을 상대로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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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1시50분께부터 서울 송파구 한 지역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 한 트럭에서 "50세 이상 주민에게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드리니 오후 2시까지 A 공원으로 나와서 받아 가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오후 2시 전부터 A 공원에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오후 2시를 넘어서며 순식간에 30명이 넘는 주민들이 모였다.

오후 2시가 돼도 쓰레기봉투를 나눠주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주민들은 '이거 사기 아니냐', '구청에 확인해봤는데, 그런 일정 없다고 하더라', '경찰도 모르는 일이라더라' 등 얘기를 서로 나누며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하는 모습이었다.


19일 오후 송파구 A 공원에서 한 남성이 무료로 나눠주는 쓰레기봉투를 주민들이 줄을 서서 받고 있는 모습. 최석진 기자

19일 오후 송파구 A 공원에서 한 남성이 무료로 나눠주는 쓰레기봉투를 주민들이 줄을 서서 받고 있는 모습.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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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은 해당 방송을 한 사람으로 보이는 한 중년 남성에게 이것저것 캐물으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또 다른 경찰은 관할 구청에 전화를 걸어, 쓰레기봉투 무료 배포가 가능한 일인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손에 쓰레기봉투가 들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천 가방을 든 남성은 "쓰레기봉투도 나눠주고, 모인 사람들에게 우리 농산물도 좀 홍보하려고 했다"고 경찰에 답했다. 해당 남성의 상의에는 한 지역 농협의 마크가 인쇄돼 있었다.


남성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한 경찰은 한 주민이 "이거 사기죄죠?"라고 묻자 "사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가를 받고 쓰레기봉투를 판매했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비록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해도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배포하는 것 자체는 어떤 범죄에도 해당하지 않아 경찰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구청 관계자와 통화했던 경찰이 "구청에서 잠시 뒤에 다른 직원이 연락을 줄 것"이라고 하자, 해당 남성은 "홍보는 하지 않고, 가져온 쓰레기봉투만 나눠주고 가겠다"고 경찰에게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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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당 남성은 준비해온 농산품은 주민들에게 보여주지도 못한 채 준비해온 10리터 쓰레기봉투를 1인당 3장씩 나눠주고 떠났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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