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교도소 수용률 134.4%…전국 126%
"과밀수용 해소해 교정 실효성 높여야"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의 수용동. 24.61㎡(약 7.4평)의 면적, 정원 9명의 대형 혼거실(여럿이 쓰는 공간)에 교정공무원과 취재진 18명이 수감 체험을 하고 있다. 법무부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의 수용동. 24.61㎡(약 7.4평)의 면적, 정원 9명의 대형 혼거실(여럿이 쓰는 공간)에 교정공무원과 취재진 18명이 수감 체험을 하고 있다.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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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의 수용동. 24.61㎡(약 7.4평)의 면적, 정원 9명의 대형 혼거실(여럿이 쓰는 공간)들에 수용자 15~17명가량이 빽빽이 앉아있었다.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였다. 최대 20명까지 수용되는 이 방에서 수용자들이 확보 가능한 공간은 1인당 1.23~1.64㎡(약 0.37~0.49평). 이는 국제 권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이다. 국제적십자사는 일인당 3.4㎡(약 1평) 확보를 권고한다.


현장 진단에 나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동행 교정공무원, 취재진 등 19명이 나선 수감 체험에서도 포화문제는 여실히 드러났다. 최고 기온 25도의 덥지 않은 날씨에, 두시간가량의 짧은 체험이지만 다닥다닥 붙어 앉자 사람들의 체온 방출로 체감 온도는 한여름에 준했다. 오후 1시께엔 화장실에서 물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교도관이 외부에서 말통 가득 물을 떠 온 후에야 체험자들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안양교도소 관계자는 "낡은 시설 탓에 공동 물탱크에서 물을 끌어 올리는 수압이 약해져 끝방일수록 이런 경우가 잦다"며 "이곳에선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일"이라고 했다. 1~2명이 쓰는 4.13㎡(약 1.2평) 면적의 조사징벌 거실의 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두명이 똑바로 눕지도 못할 만큼 비좁았고, 방 벽엔 수용자들이 직접 그린 달력과 '시간과 정신이 멈추는 징벌방...' 등 글귀가 가득했다. 더 큰 문제는 악취다. 문을 열자마자 흘러나오는 역한 악취에 여기저기서 헛구역질이 튀어나왔다. 조사징벌방에 오는 수용자의 경우 정신질환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것이 담당 교도관의 설명이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앉은 채로 변을 보고 배설물을 벽에 칠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아무리 청소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1~2명이 쓰는 4.13㎡(약 1.2평) 면적의 조사징벌 거실. 두명이 똑바로 눕지도 못할만큼 비좁고, 방 벽엔 수용자들이 직접 그린 달력과 '시간과 정신이 멈추는 징벌방...' 등 글귀가 가득하다. 법무부

1~2명이 쓰는 4.13㎡(약 1.2평) 면적의 조사징벌 거실. 두명이 똑바로 눕지도 못할만큼 비좁고, 방 벽엔 수용자들이 직접 그린 달력과 '시간과 정신이 멈추는 징벌방...' 등 글귀가 가득하다.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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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이날 안양교도소에서 '제2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 진단은 안양교도소의 노후 시설과 열악한 수용 환경을 점검하고, 과밀수용 해소 및 시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1963년 준공된 안양교도소는 현재 사용 중인 우리나라 교정시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심각한 과밀화와 시설 노후화로 위험 요인이 산적한 대표적인 교정시설 중 하나다.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용 정원 1700명인 안양교도소엔 2284명이 수용돼 있다. 수용률은 134.4%다. 전국 평균 수용률 역시 126.1%에 달한다. 인력도 부족하다. 야간 근무 시엔 보안과 직원 33명이 2284여명의 수용자를 관리해야 한다. 주간 근무자 역시 1인당 50~100명의 수용자를 담당한다. 사실상 '감시' 이상의 교정·교화 기능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다.

시설 노후화 문제도 겹쳐 있다. 안양교도소 내 89개 동 가운데 조속한 보수·보강이 필요한 'C등급' 건물이 34개에 달한다. 수용동 벽면 균열과 토사 유실 등 안전사고 위험도 존재한다.


전국적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국내 교정시설은 총 58개(교도소 39개, 구치소 12개, 지소 3개, 민영교도소 1개)다. 이곳에 1만6817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수용 정원은 5만614명(1인당 2.58㎡ 기준)이지만 현원은 6만3842명으로 수용 비율이 126.1%에 달한다.


수용률 상승세도 가파르다. 2022년 104.3%였던 전체 수용률은 지난해 말 125.8%까지 치솟았다. 수용자가 밀집되면서 교정사고 발생도 늘었다. 1일 평균 수용인원 대비 교정사고 발생 비율은 2016년 1.6%에서 2024년 3.1%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집중 관리가 필요한 마약류 수용자와 정신질환 수용자, 노인 수용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법무부는 향후 교정 현장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높이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환경 개선을 통해 교정시설에서 교정·교화가 제대로 이뤄져야 복역 후 사회에 제대로 정착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는 출소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하거나 재범에 나서는 경우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훨씬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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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과밀수용 해소와 시설 개선을 통해 교정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민이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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