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릉유신’ 오봉 권책 학술발표회
단종 향한 절의·가문·유산 재조명

조선 단종을 향한 절의를 끝까지 지킨 장릉유신(莊陵遺臣) 오봉 권책 선생의 삶과 정신을 재조명하는 학술발표회가 경북 영덕에서 열린다.


한 인물의 충의와 가문사를 넘어, 오랜 시간 역사 뒤편에 머물렀던 절의의 계보를 다시 현재의 시선으로 호명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오봉권책 선생 종택[사진=오봉권책 문중]

오봉권책 선생 종택[사진=오봉권책 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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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권씨 오봉공문중은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 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 '장릉유신 오봉 권책 학술발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따스한 봄날 영덕에서 오봉 권책 선생의 충의와 가문, 그리고 관련 문화유산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짚는 자리로 마련된다. 발표는 성균관대학교 한영규 교수와 이영호 교수가 맡아 학문적 시각에서 권책 선생의 위상과 후대 전승의 의미를 심도 있게 풀어낼 예정이다.


발표 주제는 '장릉유신 권책의 충의와 지절', '오봉 권책의 가벌에 대하여' 등 두 갈래로 구성된다. 첫 번째 발표는 단종을 향한 권책 선생의 절의와 역사적 상징성을 조명하고, 두 번째 발표는 오봉 권책 선생의 가문과 문중의 연원, 그리고 정신의 계승 양상을 살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권책 선생은 단종을 향한 충절을 끝까지 지킨 인물로 전해진다. 그 정신은 '경모록'과 '오봉선생실기' 등 관련 문헌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숙종 대 단종 복위와 함께 충신들에 대한 신원 회복 과정에서 역사적 평가 또한 다시 자리 잡게 됐다. 공주 동학사 숙모전(肅慕殿)에 위패가 배향되고, 영월 장릉 배식단(配食壇)에 단종을 향한 충신으로 이름이 기록된 점은 권책 선생의 상징적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인물 연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봉 종택과 경보재, 화수루, 청간정 등 권책 선생과 관련된 유산과 공간까지 함께 조명하면서, 한 선비의 삶과 정신이 지역 문화유산의 층위 속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통 한옥의 품격과 종가의 내력이 살아 있는 현장성은 이번 행사를 단순한 학술발표 이상의 문화사적 자리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철저히 잊히고 지워졌던 장릉유신들이 오랜 침묵 끝에 다시 역사의 빛 아래 복권되는 과정은 이번 발표회의 핵심 주제를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이름은 지워졌으나 정신까지 사라지지는 않았고, 후대의 기록과 추존은 마침내 그 충절을 다시 공적인 역사 안으로 불러냈다. 오봉 권책 선생 역시 그러한 복원의 역사 위에서 다시 읽히는 인물이다.


행사에는 단종의 외가와 연을 잇는 대구 돈목회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단종과 권책 선생을 둘러싼 역사적 맥락을 더욱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첫 번째 왕암 사적비[사진=오봉권책 문중]

오른쪽 첫 번째 왕암 사적비[사진=오봉권책 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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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계는 이번 학술발표회가 영덕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 자산의 가치와 단종을 향한 충절의 역사성을 동시에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라진 이름을 다시 부르고, 잊힌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복원하는 일은 결국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되살리는 작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단종을 향한 절의와 충절의 선비는 오봉 권책 한 분에 머물지 않는다. 570년 전 안동권씨 부정공파가 의성 사촌에 입향한 뒤 그 맥을 이어온 단종절의신 행정 권식 선생 또한 그 계보 위에 선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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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기록된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을 찾아 그 숨결을 다시 듣고, 종가와 유산, 마을에 남은 기억까지 길어 올릴 때 비로소 한 시대의 절의는 생생한 현재가 된다. 본지는 앞으로 르포 형식을 통해 단종을 향한 또 다른 절의의 인물, 권식 선생의 자취를 직접 찾아 나설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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