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미국인 교황, 트럼프 또 저격?…"한 줌 폭군에 세계가 유린"
트럼프와 갈등 레오 14세, 강경 발언
“종교를 군사·정치적 이익 위해 조작하면 화 미칠 것”
레오 14세 교황이 16일(현지시간) 전쟁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지도자들을 겨냥해 "'한 줌의 폭군들(a handful of tyrants)'에 의해 전 세계가 유린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강경한 발언이다.
이날 CNN·AF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레오 14세는 이날 카메룬 북서부 도시 바멘다를 찾아 "한 줌의 폭군들이 세상을 유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항하는 가장 두드러진 국제적 '균형자(counterweight)'로 떠올랐다고도 했다.
레오 14세는 당시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알제리로 향하던 전용기 안에서 이뤄진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오늘날 교회의 사명이라고 믿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두렵지 않다. 복음을 외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내 메시지를 대통령의 행보와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복음의 메시지를 오해한 것"이라고도 했다.
또 바멘다 연설에서는 "전쟁의 달인들은 파괴는 한순간이지만 재건에는 한평생도 모자란다는 것을 모르는 척한다"며 "그들은 살인과 파괴에 수십억 달러가 쓰인다는 사실을 외면하지만, 치료, 교육, 복구에 필요한 재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교황의 발언을 두고 외신은 대이란 전쟁을 두고 백악관 인사들과 벌여온 설전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레오 14세는 미국이 지난 2월 28일 공격한 이후 종교적 명분을 내세워 이란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전쟁을 신앙으로 정당화하는 것은 신성모독"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 "전쟁하는 지도자의 기도는 하느님께 닿지 않는다" 등 신학을 토대로 제동을 걸어왔다.
교황은 또 알제리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정치인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과 논쟁하고 싶지 않다"며 "그가 두렵지 않다.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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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도 취재진에게 레오 14세 교황의 큰 형인 루이스 프레보스트가 자신의 정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지지자라며 "사실 아주 훌륭한 분이다. 교황도 분명 훌륭한 분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교황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만약 교황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한다면 나는 교황과 의견이 다르다.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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