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마취총으로 생포…오월드로 이송
시민단체 "사살 않고 무사히 포획 환영"
"전문가 자문 거쳐 동물 특성 반영할 것"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열흘 만에 무사히 생포됐다. 그런 늑대가 동물원 울타리를 찢고 밖으로 탈출한 사건인 만큼 후속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 보호 단체도 향후 국내 동물원 운영 방식 및 야생동물 관리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동물원 탈출 열흘 만에 늑대 '늑구' 포획 성공

포획된 늑구. 이장우 대전시장 SNS

포획된 늑구. 이장우 대전시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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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늑구는 이날 오전 0시44분께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포획됐다. 늑구가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지 10일 만이다. 포획 당시 늑구의 맥박 및 체온은 정상으로 확인됐으며, 다소 지친 모습이었으나 건강은 양호했다. 수색 당국은 늑구를 포획한 뒤 오월드로 이송한 상태다.


앞서 수색 당국은 전날 오후 5시30분께 대전 중구 침산동 뿌리공원 인근에서 늑대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일대를 수색했다. 오후 9시54분께 인근에서 늑대 추정 개체를 발견했으나, 오소리로 확인돼 재수색에 착수했다. 수색팀은 오후 11시45분께 안영 IC 인근에서 실제 늑구를 발견했고, 약 30분 뒤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수색팀은 수의사 입회하에 마취총을 쏴 늑구를 생포했다. 늑구는 마취총을 맞고도 5분여간 비틀거리며 도주를 시도했으나, 결국 인근 수로로 떨어져 포획됐다.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18분께 대전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했다. 수색 당국은 시민들의 제보를 토대로 탈출 6일 만인 지난 14시 0시께 늑구의 위치를 확인, 1차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늑구가 인간 포위망을 뚫고 달아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수색 당국은 10여대의 드론 및 수백 건의 제보 및 신고를 접수해 늑구를 추적해 왔다.

"동물 특성, 야생성 충분히 반영해야"

늑구가 포획된 순간. 대전시 연합뉴스

늑구가 포획된 순간. 대전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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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구는 안전하게 동물원으로 돌아갔지만, 동물원의 동물 관리 및 운영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장우 대전 시장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늑구가 건강히 돌아올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대전시 국민 여러분과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오월드 개편 과정에 동물 복지와 시민 안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동물 애호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늑구가 탈출한 동물원 외곽의 2m 높이 경계 방책에 대해선 "관람객이 입구가 아닌 곳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곳"이었다며 "늑대가 어디로 빠져나갔는지는 규명하지 못했지만, 전문가 자문을 거쳐 동물 특성을 분석해 2, 3차 방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환경단체도 동물 관리 체계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늑구가 사살되지 않고 무사히 포획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과거 퓨마 '뽀롱이' 사살 사건 이후 근본적인 변화 없이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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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늑구는 울타리를 넘은 게 아닌 바닥을 파고 탈출했는데, 굴을 파는 습성을 지닌 종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사육 환경이 동물 행동 특성과 야생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야생성 자체가 억눌린 현재의 사육 방식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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