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000원선 진입은 4년만
떨어지지 않는 유가...추가 상승 압력
정부, 내주 4차 최고가격 조정...정책 딜레마도

휘발유 2000원 시대…정부, 최고가격제 인상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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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00원대는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최고가격제에 대한 반발과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24일 4차 최고가격 조정을 앞두고 당국의 고심이 깊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99.60원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승 흐름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날 중 20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전국 평균 기준 2000원선 진입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약 4년만이다.

국제유가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전날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94.87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1.32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두바이유도 100달러 안팎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사이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각각 30% 이상 상승하면서 이미 고유가 레벨에 올라선 상태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추가 상승 압력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의 관심은 4차 석유제품 최고가격 조정 여부에 쏠리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상승분을 일부 반영하는 방식으로, 가격 급등 속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가격 통제를 둘러싸고 주유소 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와 소비자 물가 안정 필요성이 맞서면서 정책 효과를 둘러싼 논쟁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최고가격제 시행에 더해 주유소 판매 가격 관리 감독을 엄격하게 강화해 주유소는 평소보다 이윤을 적게 남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주유소 업계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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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없이 국제유가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됐다면 주유소 기름값은 이미 평균 2000원을 넘어 일부에서는 3000원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럽 20개국의 경유 평균가격을 보면 3월 첫째주 ℓ당 2685.99원이었지만 셋째주 3538.7원으로 3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680.4원에서 1815.8원으로, 8.0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4배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류값이 싼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일부 소비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인데 늘어나고 있다.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 반론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주유소 판매량이 감소한 점을 근거로 가격 억제 정책이 수요 억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3월 3주부터 4월 2주까지 최근 한 달간 주유소 판매량은 총 255만1731㎘로 전년 동기(269만734㎘) 대비 5.2% 감소했다.


정부 주장과는 별개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시장 가격이 상한에 근접한 상황에서 4차 최고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시장 가격이 상한에 근접한 상황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정유사와 주유소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한을 위로 조정할 경우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정책적 선택의 폭이 제한된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5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계속 시행할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시행은 계속한다. 시행은 하는데 가격이 문제"라며 "가격에 대해 조정이 필요한지 토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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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최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의 정책적 함의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 억제와 소비자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 및 공급 축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제한적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향후 정책 효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취약계층 직접지원, 비축유 활용,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정책 수단과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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