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초코·바나나·커피우유 50종 성분 분석
원유 0% 5개…50% 이하 제품은 57%
절반 이상 원가 낮은 수입산 분유 사용

'충격! 한국의 가짜 우유 목록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던 중 게시물 제목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2017년 시중에 판매되는 가공우유 성분을 컨슈머리서치가 분석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었습니다. 가공유는 젖소에서 갓 짠 원유에 향료, 색소, 설탕 등을 첨가해 맛을 낸 유제품인데요. 흔히 보는 딸기·초코·바나나·커피우유가 대부분 가공유입니다. 가공유에는 우유 성분이 포함되지만, 원유는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도 있으니 성분을 확인하고 마시라는 내용이 게시물에 담겨있었습니다.

조사 대상 50개 중 제조사가 원유 함량 공개를 거부한 8개를 제외한 42개 제품 중 원유 함량을 들여다봤습니다. 그중 원유 함량이 0%인 제품은 5개였습니다. 게티이미지

조사 대상 50개 중 제조사가 원유 함량 공개를 거부한 8개를 제외한 42개 제품 중 원유 함량을 들여다봤습니다. 그중 원유 함량이 0%인 제품은 5개였습니다. 게티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편의점이나 마트, 온라인으로 딸기우유나 초코우유를 구입하려고 보다 보면 우유를 강조한 표현이 곳곳에 눈에 띄는데요. 그렇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원유가 대부분인 우유일 것이라 기대하고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꽤 되는데요. 이번 맛잘알X파일에서는 쿠팡, 컬리,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되는 상위권 딸기·초코·바나나·커피우유 등 가공유 50종의 성분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조사 대상 50개 중 제조사가 원유 함량 공개를 거부한 8개를 제외한 42개 제품 중 원유 함량을 들여다봤습니다. 그중 원유 함량이 0%인 제품은 5개였습니다. 동원F&B가 제조한 덴마크 우유 시리즈 4개 제품에 원유가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원유 자리를 탈지분유와 유청분말 등이 채웠습니다. 빙그레 빙그레 close 증권정보 005180 KOSPI 현재가 75,900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34,925 전일가 75,900 2026.04.17 15:30 기준 관련기사 설탕 줄였더니 당알코올 폭탄 "설사 조심하세요" '0칼로리' 아이스크림 있다…때 이른 더위 '저당'의 유혹[맛잘알X파일] [오늘의신상]맛·가성비 살린 커피…빙그레 아카페라 포비 2종 가 지난해 2월 출시한 왕실초코우유도 원유 함량이 0%였습니다. 다섯 제품을 포함해 원유 함량이 50% 이하인 제품은 조사 대상 절반에 달하는 24개였습니다. 제조사가 공개를 거부한 제품을 제외하면 원유 함량 50% 이하인 제품 비율은 57%나 됩니다.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는 부분은 바로 표기에 있습니다. 우유 패키지나 온라인 상품명에 우유라고 기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동시에 온라인 채널에서 제품을 설명하는 상세정보란에 우유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케이스도 더러 눈에 띕니다. 원유 함유량이 20%도 채 되지 않는 제품을 설명하면서 해당 제조사가 원유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는 내용이 담기는 식입니다. 또 '신선한 우유', '전용목장 1급A 원유' 등 원유를 홍보하는 문구가 홍보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다 보니 소비자는 원유 비중이 높은 제품일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냥 우유인 줄 알았죠?"…'한국 가짜 우유 리스트' 진짜였다[맛잘알X파일] 원본보기 아이콘
"그냥 우유인 줄 알았죠?"…'한국 가짜 우유 리스트' 진짜였다[맛잘알X파일] 원본보기 아이콘

법적으로는 원유가 들어있지 않은 가공유도 '우유'라고 표기할 수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2년 가공유가 우유와 성분이 유사해 우유로 표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원유 대신 원유에서 지방을 제거한 탈지분유나 유크림, 유청분말 등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우유 성분이 들어간다는 겁니다. 원유 함량이 0%인 제품에도 탈지분유 등이 사용됐기 때문에 성분표에 '우유 함유'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탈지분유는 원유에서 지방을 제거한 뒤 가루로 만든 원재료입니다. 신선식품인 원유는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 보관이 중요한데요. 제조사 입장에선 수분을 제거한 가루 형태의 탈지분유가 상온에서 1년 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해 보관·유통이 편리합니다. 단가나 보관 비용도 저렴해집니다. 다만 우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대신 탈지분유를 쓴다고 해서 무조건 원가가 낮아진다고 볼 수 없다"며 "국산 원유로 탈지분유를 제조할 경우 가격이 원유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해명합니다.


"그냥 우유인 줄 알았죠?"…'한국 가짜 우유 리스트' 진짜였다[맛잘알X파일] 원본보기 아이콘

수입산 탈지·혼합분유를 쓰면 국산 원유보다 생산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는 건데요. 조사 대상 50개 중 탈지·혼합분유를 사용한 35개 제품 중 국산 분유를 사용한 제품은 9개였습니다. 조사 대상 절반 넘는 제품이 네덜란드산 등 수입산 분유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원유 생산량이 많고 분유 생산 비용이 적은 네덜란드산이 국산에 비해 3~4배가량 저렴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합니다.


우유업계에서는 단지 원가를 낮추려고 원유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원유가 계절에 따라 수급량이나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보니 보유 원재료를 활용하고 제품이 균일한 맛을 내는 과정에서 탈지분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일례로 한 제조사의 경우 취재 과정에서 지난해 원유가 과잉 공급돼 이를 탈지분유로 만들어 보관하고, 이 원재료를 사용하기 위한 차원으로 원유 함량을 낮추고 탈지분유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제조사는 탈지분유 원재료를 일정 부분 사용하고 나면 다시 원유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냥 우유인 줄 알았죠?"…'한국 가짜 우유 리스트' 진짜였다[맛잘알X파일] 원본보기 아이콘
"그냥 우유인 줄 알았죠?"…'한국 가짜 우유 리스트' 진짜였다[맛잘알X파일] 원본보기 아이콘

조사 가공유를 보면 원유 함량이 낮은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원유 함량이 70% 이상인 제품은 14개 제품이었습니다. 같은 제조사에서 나온 제품이어도 원유 함량에 따라 구분한 제품도 있습니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찾는 빙그레 대표상품 '바나나맛우유'는 오리지널 제품의 원유 함량은 85.7%인데요. 바나나맛우유 무가당은 80%, 미니는 92%로 용량과 성분 차이에 따라 원유가 들어있는 비율이 차이를 보였습니다. 남양유업의 인기 상품인 초코에몽·딸기에몽도 '우유 듬뿍' 시리즈를 별도로 두고 원유 함량을 더 높였습니다.

AD

영양 측면에선 단백질과 칼슘은 원유나 탈지분유가 큰 차이가 없고, 지방과 칼로리는 오히려 지방을 제거한 탈지분유가 적다고 합니다. 다만 원유를 탈지분유로 고온건조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A나 D 등 지용성 비타민이 제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가공유는 특정 맛을 내기 위해 당 성분이 다량 첨가되는 만큼 당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원유 함량은 시기별로 제조사가 조정이 가능해 제품 생산시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유 함량을 비롯해 당, 단백질 등 구성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합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