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유동객 10만명 도쿄 하라주쿠
농심 ‘신라면 분식’ 방문객 인산인해
작년까지 누적 매출 1조…매운라면 개척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위치한 농심 '신라면 분식' 매장 모습.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위치한 농심 '신라면 분식' 매장 모습.

AD
원본보기 아이콘

"일본 라면보다 매운맛이 강하고 맛있어서 신라면을 찾아요."


15일 일본의 수도 도쿄의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있는 '신라면 분식' 매장은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등 제품을 고른 뒤 '한강라면'처럼 즉석조리기로 끓여 먹는 방식이다. 이곳에서는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고려 계란과 치즈 등 토핑 메뉴도 마련했다. 후쿠오카에서 온 단노유미씨(25)는 땀을 흘리면서 한 그릇을 모두 비웠다. 그는 "하라주쿠 거리를 둘러보다 궁금해서 들어왔는데 일본 라면보다 더 맛있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 40년을 맞은 농심 신라면이 일본에서 매운 라면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농심이 1986년 첫선을 보인 신라면은 30년 넘게 내수 시장 1위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辛 브랜드'를 세계 곳곳에 심고 있다. 특히 라멘의 본고장인 일본 라면 시장 점유율 6위까지 올라서며 한국의 매운맛을 전파 중이다.

"日라면보다 맛있어"…땀 뻘뻘 '후루룩', 하라주쿠도 먹혔다[마흔살 辛라면] 원본보기 아이콘

신라면 분식이 들어선 하라주쿠는 주말은 10만명, 평일은 2~3만명이 찾을 정도로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농심은 브랜드 인지도 확대하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쇼핑의 메카'라고 불리는 이곳에 신라면 분식 매장을 열었다. 일본 소비자와 해외 관광객이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너구리 등 인기 제품들을 접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K-팝'과 'K-콘텐츠'에 열광하는 20대 초반의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김대하 농심 재팬 법인장은 "신라면 분식은 한국 콘텐츠 확산의 첨병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매달 매출이 상승하고 있고 매월 약 1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2002년 일본 법인을 설립한 뒤 신라면을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매운 라면 시장을 개척했다. 신라면이 일본 진출 초기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일본 유통업체 바이어들은 "이렇게 매운맛을 누가 먹느냐"면서 퇴짜를 놓기 일쑤였다. '소유'와 '미소', '돈코츠' 등 달고 짠 맛이 주류인 일본 라면시장에서 신라면의 매운맛은 현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농심은 매운맛을 중화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취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김 법인장은 "이런 상황을 본사에 보고했더니 신춘호 선대 회장께서 '매운맛을 못 먹는 사람에게는 신라면을 팔지 말라'며 브랜드를 심으라고 했다"면서 "결국 소신을 굽히지 않고 밀어붙인 결과 이제는 일본 소비자들이 매운맛을 알게 됐고, 10년 넘게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하 농심 재팬 법인장이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자리한 '신라면 분식' 매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대하 농심 재팬 법인장이 15일 도쿄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자리한 '신라면 분식' 매장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실제 일본 신라면 매출은 지난해 기준 165억엔(약 16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액은 1조원을 돌파했고, 일본 매운 라면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일본 3대 편의점으로 꼽히는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로손의 약 5만3000개 매장에 모두 입점해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김 법인장은 "농심이라는 회사를 아는 일본 사람은 전체 인구에 20%에 불과한데, 신라면은 모두 알고 있다"고 전했다.

AD

체험형 마케팅인 '신라면 키친카'도 신라면의 성장에 한몫했다. 신라면 키친카는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운영한 푸드트럭으로, 2013년 처음 시작해 매년 봄과 가을 7개월에 걸쳐 일본 주요 도시를 누비며 거리에서 직접 소비자를 만나 신라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법인장은 "일본 농심은 라면 시장 10위 밖에서 현재 6등까지 올라왔다. 5위와는 차이가 있지만 매출 500억엔을 만들어서 탑5까지 가는 것을 목표라며"며 "신라면의 주 소비자층을 30~40대 주부로 설정을 했는데, 20~30대 젊은 층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도쿄(일본)=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