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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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선생님들이 숏폼(짧은 동영상) 볼 거면 대신 게임을 하라고 얘기한다니까." 최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지인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게임을 마음 놓고 즐기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에 부모가 걱정하는 모습만 보며 자란 세대여서일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숏폼보다 게임이라니, 스트리밍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는 게임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게임은 K콘텐츠 산업에서 수출 1위 품목이지만 일상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줄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74.4%까지 올랐던 게임 이용률은 2023년 62.9%, 2024년 59.9%, 2025년 50.2%로 3년 연속 감소했다. 2015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비롯해 게임을 대체할 즐길 거리가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국내외 게임사들은 어느덧 산업 내 인기 순위 쟁탈전에서 나아가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힘겨루기하고 있다.

물론 학부모 입장에서는 게임·영상 콘텐츠 모두 반가울 리 없다. 그저 과몰입하기 쉬운, 자녀 교육을 방해하는 요소일 뿐이다. 다만 이용자의 주도성과 보상을 얻는 과정 등에서의 차이점이 게임 대비 숏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더 키우고 있다. 게임 이용자는 직접 캐릭터를 움직이거나 전략을 짜는 등의 상호작용을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 상태를 유지한다. 보상 역시 퀘스트 수행과 같은 노력이 동반된다. 반면 숏폼은 알고리즘에 기반해 소비하는 수동적 성격을 띠며 자극도 순식간이다.


강적의 등장 때문이든 기저효과든 셧다운제까지 시행했던 때와 비교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게임업계는 물론이고 가정·사회에서도 과몰입 방지를 위해 노력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유해성 논란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단순히 캐릭터의 선정적인 의상만이 문제가 아니다. 학부모들은 게임 운영 방식과 이용자 간 여과 없는 대화 등이 가치관 정립, 정서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한다.

'아이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로블록스가 요주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높은 인기만큼이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로블록스는 아동·청소년 안전 측면에서 나이 인증과 채팅 연령 제한 등 각종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접속이 차단·제한된 국가에서는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플랫폼 안에서 게임 등 콘텐츠가 생성되고 즐기는 구조다 보니 전수 검수를 하지 않는 한 사각지대는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플랫폼인 마인크래프트와 제페토 등도 논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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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게임이용자협회는 로블록스의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과 개별 콘텐츠 단위의 관리 체계 구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전반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산업의 규제보다 진흥에 무게를 뒀다 해도 유해성으로부터의 안전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숏폼 중심의 도파민 중독이 사회문제가 된 상황에서 지금까지 공들여 개선해온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게 두는 것은 진흥 차원에서도 어리석은 일이다. 정부의 균형 잡힌 규제와 지원이 필요하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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