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세계평화 등 글로벌 선도국 책무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중동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의 퇴조를 거론하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국가 명운을 걸고 파격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생태계 구축과 공공 조달을 통한 초기 수요 창출, 한국판 국부펀드 설립까지 언급하며 위기 대응을 넘어 산업구조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0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유무역 질서의 퇴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글로벌 산업·무역 질서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중동 전쟁이 7주 차에 접어든 상황과 관련해 "제조업 전반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며 "비상대응 체계의 고삐를 다시 한번 단단하게 조이고 원유와 필수 원자재 추가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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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청와대와 정부가 중동·중앙아시아 4개국을 상대로 원유 2억7300만배럴, 나프타 210만t의 대체 공급선을 확보한 점을 언급하며 "국내 수급 안정과 경제·산업 피해 최소화에 크게 도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협상을 주도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애 많이 썼다. 잠도 많이 못 잤을 텐데 큰 성과를 내서 칭찬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이번에 확보한 물량들이 빠르게 국내로 도입될 수 있도록 후속 협의와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동 위기를 계기로 외교 기조도 재정립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선도국가 반열에 올랐다"며 "세계평화, 국제규범, 인권 보호 같은 보편적 가치를 더는 외면할 수도, 외면해서도 안 되는 마땅한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장기적 차원에서 더 큰 국익을 얻을 수 있도록 다른 나라 국민, 다른 나라의 신뢰와 존경을 차분하게 쌓아가야 한다"며 "책임 있는 글로벌 선도국으로 서의 책무를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이어나가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제대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李 "첨단 기술, 인재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점 보호"

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주문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첨단 기술과 인재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점 보호하고, 혁신적인 제품은 정부가 공공 조달 등으로 먼저 수요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방의 제조 역량 혁신,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생태계 구축, 안정적 제조 주권 확보를 위한 한국판 국부펀드 설립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단기적 위기 대응에 머물지 않고 공급망 재편과 기술 경쟁 심화 국면에서 국가 차원의 산업 투자·보호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한국판 국부펀드를 거론한 만큼 향후 재정·산업·금융당국이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금은 위기를 버티고 극복하는 능력을 넘어서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량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재차 당부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언급하며 안전 문제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생존자 여러분의 아픔에 깊은 위로를 드린다"며 "안전보다 비용을, 생명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그릇된 인식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 문화를 확실하게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돈 때문에, 국가 부재 때문에 위협받는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15일 저녁 서울 용산 CGV를 찾아 제주 4·3 사건의 아픔과 화해, 역사적 과제를 다룬 영화 '내 이름은'을 관람했다.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청한 분들 가운데 추첨으로 선정된 165명의 일반관객이 함께했다. 관객들의 박수와 연호 속에 양손을 흔들며 상영관에 입장한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정지영 감독에게 몇 개의 상영관을 확보했는지 묻기도 했다. 113여분간의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이 대통령 부부는 영화 제작에 힘을 보탠 수많은 후원자의 이름으로 채워진 엔딩크레디트를 끝까지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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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국가 폭력에 의한 피해는 학살과 다름없다며 상속 재산이 있다면 자손만대까지 민사적 책임을 물어야 하고 형사에 있어서도 공소 시효를 없애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간성을 회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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