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원 vs 290만원, 임금격차 현실
불법파견 및 책임 회피 등 사례 확인

정부가 공공부문 도급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공공부문 도급 운영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은 장기간 누적된 저임금·차별·고용불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공공부문조차 다단계 하도급 관행이 이어지며 노동자 보호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판단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그간 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하도급이 관행적으로 활용되면서 도급금액 삭감, 저임금, 차별 처우, 고용불안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공공부문 착취적 하도급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라"라고 지시하면서 관계 부처 합동 대책 마련이 본격화됐다.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공무직 노동자 5대 요구 쟁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공무직 처우개선, 공공부문 민영화와 구조조정 저지, 공무직 법제화, 공무직위원회 상설기구화 등을 촉구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한국노총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공무직 노동자 5대 요구 쟁취'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공무직 처우개선, 공공부문 민영화와 구조조정 저지, 공무직 법제화, 공무직위원회 상설기구화 등을 촉구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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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만원 vs 290만원… 임금격차 현실화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8월 발전·에너지·공항·철도·도로·항만 등 6개 분야, 총 584건의 도급 계약을 대상으로 1차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도급 활용이 많은 기관을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해 임금 수준, 낙찰률, 도급단가 등 구조적 문제를 집중 점검했다. 이후 올해 1월까지 관계 부처 협의와 공공기관·노동계 의견 수렴을 거쳐 이번 대책을 확정했다.

조사 결과 공공부문 도급 구조는 전반적으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일부 영역에서 구조적 문제가 확인됐다. 계약 현황을 보면 6개 분야에서 원도급 460건, 하도급 124건이 체결됐으며, 원도급은 경쟁입찰이 55.9%, 하도급은 수의계약이 54.0%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수민 고용노동부 노동정책관은 "하도급 단계가 늘어날수록 도급금액이 줄어들고, 그 부담이 하도급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노동조건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낮은 낙찰률이 적용되며 도급금액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노무비가 시중노임단가나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사례가 확인됐다. 동일·유사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발주기관과 도급 노동자 간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실제 일부 기관에서는 발주기관 노동자가 350만원대 임금을 받지만 도급 노동자는 290만원 수준에 그치는 등 격차가 나타났다.

고용불안 역시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도급계약 기간과 근로계약 기간이 동일하게 설정되는 구조 속에서 계약 자체가 단기인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고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원도급의 경우 1년 이하 계약이 51.3%에 달했고, 하도급은 1년 미만 35.3%, 1년 29.4% 등 단기 계약 비중이 높았다. 반복적인 계약 갱신 구조가 사실상 상시적인 고용불안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무도급과 다단계 하도급 구조도 문제로 꼽혔다. 발주기관이 시설·장비를 제공하면서도 인력만 외주화하는 노무도급 사례가 존재해 불법파견이나 책임 회피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하도급 단계가 늘어날수록 도급금액이 줄어들고, 그 부담이 하도급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착취적 하도급' 끊는다…공공부문 도급 구조개편 왜 나왔나 원본보기 아이콘

도급 개선, 가이드라인·평가 연계로 이행력 확보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방치할 경우 공공부문이 '모범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고, 공공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도급 관행을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에 나섰다.


추진계획도 병행해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적정 도급 운영 가이드라인'을 올해 하반기 중 마련해 도급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낙찰하한율 상향 등 계약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 지침 개정도 신속히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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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력 확보를 위한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관계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대책 이행 여부를 반기별로 점검하고, 공무직위원회 출범 이후에는 해당 위원회를 중심으로 추가 개선 논의를 이어간다. 아울러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경영평가에 도급 운영 수준을 반영해 기관 책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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