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시설 '확장에 확장'… 잇단 경고음[양낙규의 Defence Club]
IAEA 사무총장 "북한 핵활동 크게 확대"
한미 군당국, 북한지역 30여곳 예의 주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 활동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 6월 북한은 북핵 6자회담 합의에 따른 핵연료봉 제조시설의 불능화 조치로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시키고 미국 방송들이 이를 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합의를 파기시키고 다시 핵실험을 강행했다.(사진=연합뉴스)
그로시 사무총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IAEA 사찰단은 2009년 북한에서 철수한 이후에도 북핵 능력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해왔다"며 "영변에 있는 5MW(메가와트)급 원자로, 재처리기, 경수로, 주변 다른 시설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핵 활동이 크게 확대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수십 개가량의 탄두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이 심각하게 증대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북 핵무기 생산 능력 심각하게 증대"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 전역 30여곳의 핵시설을 파악해 모니터링 중이다. 이중 핵심은 고밀도 핵 단지인 5곳이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요 대북 제재 해제를 대가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겠다고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시설 5곳을 지목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북한 핵시설은 △평안남도 강선 △평안북도 태천 △자강도 희천 △양강도 영저리 등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하노이 회담 직전 여러 차례 보도를 통해 강선 지역의 핵무기 생산성이 영변보다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트 대통령이 지목한 장소 외에도 정보 당국은 우라늄 광산과 정련 공장, 농축 시설이 모여 있는 황해북도 평산, 평안북도 박천, 평안남도 순천 일대도 주시해왔다. 북한이 핵무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건 이 지역에서 광산을 통해 고농축 우라늄이 지속해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시설 30여곳 중 최근 평산 공장 움직임 활발
특히 황해북도 평산 공장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14일 상업위성서비스 '플래닛랩스'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평산 공장 내 핵심 시설의 지붕 공사를 진행했다. 시설보수와 정비를 통해 우라늄 정광 생산 라인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위성사진에는 공장 내에서 화물열차가 다니는 모습과 정련 과정에서 나온 고체 폐기물을 쌓아 놓은 구역의 면적이 넓어지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북한이 한미정보 당국이 파악한 장소 외에 은밀하게 제3의 핵물질 생산 시설이 운용하고 있다면 북한의 '핵무기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무기 제조에 활용 가능한 핵물질로 HEU와 플루토늄 등 두 가지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 무기급 플루토늄은 대규모 원자로 및 재처리 시설이 필요해 제조 과정에서 활동이 정찰위성 등에 쉽게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지하 시설에 설치할 수 있고 설비 규모가 작은 HEU는 한미 자산이 포착하기 어렵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핵물질을 확보할 수 있다.
북, 핵무기 생산할 재료·제조시설 충분
제조시설도 충분하다. 북한은 강선과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만 원심분리기를 1만∼1만2000개가량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2000개의 원심분리기에서 연간 약 4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매년 200∼240kg의 HEU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핵탄두 1개를 만드는 데 HEU가 25kg가량 필요한 만큼 북한이 HEU로만 매년 8∼10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 폐수에 대한 우려도 크다. 우리 정부는 평산에 위치한 우라늄 공장의 핵 폐수와 관련한 실태조사도 하고 있다. 평산은 개성 서북방 53km에 있다. 우라늄 광산과 정련 시설이 있어 방사능 폐수와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다. 북한의 폐수가 방사능에 오염됐다면 예성강을 통해 서해로 유입이 가능하다.
평산 공장 핵 폐수 배출 서해 통해 오염 우려
현재까지는 이상은 없다. 정부는 북한 평산 우라늄 공장의 폐수 방류에 따른 서해 오염 우려로 실시하고 있는 우라늄·중금속(5종) 분석 결과 '이상 없음'이 확인됐다고 지난달 20일 밝혔다.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보도자료를 통해 "강화지역 3개 정점과 한강·임진강 하구 2개 정점 및 인천 연안 2개 정점의 우라늄 농도는 평상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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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의 방사성 폐수가 무단으로 방류돼 예성강을 따라 강화만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우려가 일자 지난해 7월부터 매달 관계부처 합동 조사를 실시해왔다. 이후 6개월간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자 지난해 12월부터 조사 시점을 월별에서 분기(3개월)에 한 번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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